뉴욕타임스는 최근 수입에 따른 계급 분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내용의 연구 발표를 다루는 기사를 실었다. 수입에 의해 분류된 집단에서는 한 집단을 묶어주는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미국에서 계급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 것일까?경제 요인 외의 기준으로 계층을 설명하려는 책들이 꾸준히 출판되고, 또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미 '보보스―디지털 시대의 엘리트'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책에서 저자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부르주아의 경제적 안정과 보헤미안의 개방적 사고를 갖춘 고학력의 보보스라는 집단이 타고난 배경에 의해 결정되던 미국의 상류층을 대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폴 레이와 셰리 앤더슨은 공저 '문화 창조적 집단'에서 환경보호, 사회정의, 평화유지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영적인 생활과 심리치료 등에 관심을 갖는 문화 창조적 집단의 등장을 공언한다.
유사한 제목의 리처드 플로리다의 '창조적 계급의 출현'에서는 과학자, 공학자, 교육자, 작가, 예술가, 연예인 등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창조적 계급이라고 명명하고, 창조력과 개인주의적 성향, 다양성, 그리고 우수성을 그들의 특징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산업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이들은 미국의 작업환경과 생활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들은 모두 수입보다는 교육정도, 직업, 생활방식, 가치관 등이 계층을 설명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수입에 의한 계층 분류가 무너지고, 교양과 창조력을 겸한 적극적 활동가들이 새로운 지도층을 이루는 사회를 그린 이 책들만 본다면 미국 사회는 무척 낙관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꼭 그런가?
케빈 필립스의 신작 '부와 민주주의'는 최근 미국의 빈부 격차가 사상 최악이라고 지적하면서, 정경유착과 정치권의 부패를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필립스는 지금의 미국을 과거 번영을 누리던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의 몰락 시기와 비교하며 소수의 부의 축적을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0년간 미국 평균 근로자소득은 큰 변화가 없는 데 비해 미국 100대 기업가의 소득은 거의 40배 늘어났으며, 이들의 평균소득은 국민 평균소득의 1,000배 가까이 된다고 한다. 심각한 빈부차에도 계층간의 충돌이 두드러지지 않는 이유는 인종 등 균질적 사회계층 형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박 상 미 뉴욕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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