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鄭燦龍·53) 청와대 인사보좌관 내정자는 광주지역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다. 스스로를 '촌닭'이라고 부를 정도로 소탈한 성격이지만 광주의 각종 자문·심의위원 단골멤버로 시정에 양향력이 커 '장외 시장(市長)'으로 불린다.정 내정자는 서울대 대학원 재학시절인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년간 옥고를 치렀다. 출소한 뒤 갈 곳을 못 찾던 그는 75년 대안학교인 거창고의 교사로 부임했다. 전남 출신인 그를 거창으로 끌어준 사람은 바로 경남 샛별중 전성은 교장의 부친인 고(故) 전영창 거창고 교장이었다. 2년간 학생을 가르치다 자격 문제로 교직을 떠난 그는 82년 9월 거창 YMCA 총무를 맡으면서 시민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역주의 타파를 종교처럼 신봉하는 것도 거창에서 보낸 17년 세월 때문이다.
92년 광주지역 선후배의 요청으로 광주 YMCA 간사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00년 4·13총선 때는 광주·전남 정치개혁 시·도민연대 공동대표로 낙천·낙선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또 '마지막 5·18 수배자'로 불렸던 윤한봉씨를 미국으로 밀항시키는데 막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청렴하고 정실과 연고에 얽매이지 않는 강단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비타협적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의 첫 인연은 96년 누리문화재단 이사로 있으면서 15대 총선에서 낙선한 노 당선자를 광주YMCA로 초청, '바보 노무현' 강연회를 열면서 맺어졌다. 노 당선자는 지난 달 28일 광주에 내려와 지방분권 토론회가 끝난 뒤 정 내정자를 비롯한 5명의 지역 인사를 30여분 면담한 자리에서 "인사보좌관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정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내용.
-노 당선자와 인연은.
"별로 없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 한두 번 봤을 뿐이다."
-발탁 이유는.
"당선자의 개혁방향과 일치한다고 본 것 같다."
-낙선운동을 주도했는데.
"당시 국민은 정치개혁이 더디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사원칙은.
"갑자기 촌닭이 불려온 느낌이라 모르는 게 많다. 개혁성과 투명성, 국민참여를 연결할 것이다. 당선자도 고졸에 돈도 별로 없다. 나도 비주류인데, 주류와 비주류를 하나로 묶는데 노력하겠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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