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사는 김진경씨는 작년 12월 애완견 '미미'와 아파트 주위로 산책을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미미를 제외한 모든 강아지들이 멋진 옷으로 맵시를 뽐내고 있었던 것.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주인들과는 대조되게 날개 달린 원피스, 루돌프 헤어밴드, 턱시도 등으로 단장한 애완견들 사이에서 미미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다음날 당장 3만원짜리 애견용 붉은색 원피스와 같은 색상의 신발을 구입한 김씨는 요즘 애견패션에 남다른 관심을 쏟는다.겨울철 애견 외출시 보온용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애견 의상에서 이제 패션은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됐다. 불편하게 느끼지만 않는다면 사람 만큼 멋내기 좋아하는 재롱둥이 애견에게 멋진 옷 한 벌쯤 마련해 줄만도 하다.
애견 의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기성과 신축성. 통기성이 좋지 않으면 피부병의 원인이 되고 옷이 너무 꽉 끼어도 상처가 나기 쉽다. 옷감 재질은 계절과 상관 없이 면이 가장 좋다. 약한 강아지의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빨아 입히기도 좋다.
겨울철에는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폴라폴리스가 좋지만 쉽게 보풀이 일어 한 해 이상 입히기 어렵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울로 짠 니트는 통기성이 좋고 개에게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없애주기도 해 인기지만 물로 장난치기 좋아하는 애견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두 겹 이상으로 짠 것을 구입하고 올이 풀릴 때마다 잡아주어야 오래 입을 수 있다.
외출할 때 신는 신발은 처음 신기면 잘 걷지 못하고 뒤뚱거리는데 하루 정도만 신겨 놓으면 금새 적응한다. 유리조각 등에 발바닥이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조임이 벨트로 돼 있는 것보다 소위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로 된 것이 신기거나 벗기기 편하고 사이즈 조절이 용이하다.
요크셔테리어나 말티스 같이 털이 긴 애견은 오랜 시간 옷을 입히면 심하게 엉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네 다리를 모두 끼는 '올인원' 타입의 옷은 입히면 사이즈 맞추기가 불편하고 털도 많이 엉키므로 앞다리 두개만 끼고 뒤가 뚫린 티셔츠나 원피스 타입이 좋다.
말티스나 페키니즈 같은 흰색 애견에게는 핑크, 하늘색 같은 파스텔톤이, 요크셔테리어, 시추, 코커스파니엘과 같은 브라운색 애견에게는 빨강, 파랑 같은 원색 종류가, 시추 같은 얼룩 애견에게는 오렌지 색상, 슈나우저 같은 짙은 회색 애견에게는 검정이나 흰색의 모노톤이 잘 어울린다.
다리, 등, 가슴둘레의 비율이 종류에 따라 제각각인 애견을 위한 맞춤복 사이트도 유행이다.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디자인을 고른 후 애견의 목 둘레, 등 길이, 가슴둘레, 앞다리 사이 간격 등을 적어 보내면 꼭 맞는 옷을 1주일안에 받을 수 있다. 물론 가격은 기성복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애완동물 맞춤복 전문 사이트 '럭셔리독(www.luxurydog.co.kr)'을 운영하는 안나영씨는 "작년말부터 맞춤복 주문이 급격히 늘어 연말에는 산타복, 설 전후에는 한복이 인기를 끌었다"며" 애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애견 돌잔치나 결혼식을 위한 특별 의상 주문도 나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럭셔리독' 외에 '강지닷컴(www.gangzie.com)', '럭스독(www.luxedog.com)' 등에서도 맞춤옷 구입이 가능하다. '강아지풀(www.gangajipul.com)'에서는 주인과 애견이 함께 입는 커플룩 의상도 판매한다.
/김신영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