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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故 존 케이지 작품 "되도록 느리게" 639년 일정으로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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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故 존 케이지 작품 "되도록 느리게" 639년 일정으로 연주한다

입력
2003.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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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위 음악가 존 케이지(1912∼92년)의 작품 '되도록 느리게'가 639년의 일정으로 연주에 돌입했다.5일 오후 6시 독일 할버슈타인 교회에서 시작된 연주는 곡의 첫 3음을 연주하는 데만 무려 1년6개월이 걸리는 등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작업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미 17개월 전 시작된 연주는 그동안 오르간의 바람통 부풀리는 소리만 내왔다.

케이지는 당초 이 곡을 20분짜리 피아노곡으로 작곡했다. 그러나 2000년 그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음악가와 철학자들이 이 곡을 살려 역사상 가장 긴 곡으로 연주하기로 뜻을 모았다. 연주시간을 639년으로 잡은 것은 할버슈타트 교회의 오르간이 당시 639세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작곡가 겸 오르간 연주자인 한스-올가 에릭손은 "우리는 오르간으로 이 곡을 연주할 수 있는 방법을 의논했다. 신학자와 음악가, 철학자, 작곡가, 오르간 연주자들이 2년 동안 오로지 이 문제만 놓고 의논했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이처럼 오랫동안 토론한 것은 경이로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이 소리는 우리가 후세에게 돌보도록 남겨주는 것"이라며 "존 케이지의 미학과 아이디어도 이와 함께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케이지는 20세기의 대표적인 전위 음악가로 동양정신의 영향을 받은 '우연성의 음악'이란 작곡기법을 개척했다. 또 피아노 음향을 변질시켜 연주하는 연주법을 세계에 전파하기도 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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