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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순매수… 알고보니 "달콤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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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순매수… 알고보니 "달콤한 유혹"

입력
2003.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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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들의 연이은 순매수 기조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본격 투자 심리 회복에 대한 착시현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최근 기관들은 600선이 무너진 지난달 29일 이후에 거래소는 5거래일, 코스닥시장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였다. 기관은 지난달에 주식형 펀드 환매요구에 따라 1조3,203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이달 들어 561억원을 순매수하며 전형적인 저가 매수 양상을 보이며 물량확대에 나섰다.

여기에 정부에서 4조9,000억원 규모의 연·기금을 증시에 투입할 예정이며, 국민은행이 1조원을 주식에 투자할 방침이어서 기관들의 투자확대가 본격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조성 및 자전거래 증가에 따른 착시 현상일 뿐 하루 평균 매수금이 감소하고 있어 기관이 관망세를 버리고 본격 투자에 나섰다고 보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손범규 수석연구원은 "하루 평균 매수대금을 살펴보면 기관들의 관망세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서 기관들의 일 평균 매수대금은 349억원이었으나 최근 8일간 매수대금은 269억원에 그쳐 관망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또 연일 순매수가 이어지는 동안 기관들이 사들인 종목을 살펴보면 대부분 시장조성 및 대주주들과 벌인 자전거래가 대부분이다. 기관들의 순매수 상위 30종목 가운데 에스제이윈텍, 풍경정화, 케이피엠테크, 케이씨더블류, 나래시스템 등 5종목이 신규등록 후 시장조성에 따라 거래됐다. 이는 기관들의 전체 순매수 비중에서 12.5%를 차지한다. 순매수 1위인 유일전자도 대주주들과 주고받은 자전거래(블록매매)인 만큼 이를 포함하면 전체 순매수 비중의 40%가 투자 목적의 순매수라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지난해 일 평균 총 1조원대의 매수규모를 자랑했던 개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현재 일 평균 6,500억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수급구조상 기관들의 순매수 기조만으로는 시장의 버팀목이 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 기관들의 순매수가 정보기술(IT)주에 집중됐다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손연구원은 "기관들이 최근 조정장세를 핵심 IT주의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기관들이 NHN, 다음, 인터파크를 비롯한 인터넷주와 인터플렉스 등의 신규등록 기술주, LG마이크론, 서울반도체 등 실적 호전 및 저평가 기술주 등으로 매수 비중을 확대한 점은 하반기에 IT주도로 경기가 회복될 경우를 대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증시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국내 내수 둔화,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 등 증시 주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관투자가들을 좇아 투자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핵심 IT주를 분할 저가매수할 것을 조언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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