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마침내 선임됐다. 전경련은 손길승 SK회장이 회장직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는 3번째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전경련 회장 선임 과정을 보면 '재계 총리'로서의 위상이 많이 저하됐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 만큼 시대가 변한 것이다. 이 사실을 신임 손 회장은 우선 인식해야 한다.신임 회장이 해야 할 일은 많다. 재계와 새 정부와의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 그 동안 재벌 정책을 둘러싸고 전경련은 새 정부측과 심한 마찰을 빚었다. 재벌 정책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이에 새 정부 측은 '정면 돌파'를 선언하기도 했다.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전경련으로서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양측의 관계는 재계 뿐 아니라 경제 전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익단체로서의 역할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더 큰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전경련은 1960년대 이후 정부와 함께 고도성장을 이끌어 왔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만큼 이 같은 전통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해 더 활발한 비판과 현실성 있는 대안 제시가 요구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전문 경영인 출신의 회장이 보다 효율적으로 전경련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손 회장은 수락 조건으로 정부와의 협력과 회장단의 절대적 지지 등을 요구했다. 이 조건들이 잘 실행돼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재계의 본산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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