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쑥하게 차려 입고 날렵한 몸짓, 날카로운 기지에 최첨단 소형무기로 적의 핵심 정보를 훔쳐내는 사람. 스파이에 대해 이런 이미지를 떠올렸다면 한물간 고정 관념이다. 적어도 영화 '아이-스파이'(감독 베티 토마스)에서는 그렇다.쉴 새 없이 수다와 허풍을 떨어대는 에디 머피, 최근 재키 찬(成龍)과 '상하이 나이츠'를 찍으며 제작 각본까지 손대고 있는 할리우드의 기대주 오웬 윌슨이 손잡고 스파이의 이미지를 뒤집는 색다른 첩보영화를 선보였다.
첩보원 알렉스(오웬 윌슨)가 받은 지령은 무기 밀매상 건다즈(말콤 맥도웰)의 손에 넘어간 스텔스기를 부다페스트 비밀 경매장에서 구해오는 것. 정부는 실수만발의 알렉스를 지원하기 위해 건다즈가 눈치채지 못할 특별한 인물을 보강한다. 대통령은 57연승 행진을 질주하는 세계 슈퍼미들급 챔피언 켈리(에디 머피)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첩보요원이 되어 달라는 어명을 내린다. 그러나 알렉스가 부다페스트에서 고혹적인 요원 레이첼(팜케 얀센)과 접선하면서부터 스텔스기 구출전선에는 착오가 이어진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초음속 투명 스텔스기 등 첨단 무기가 등장하는가 하면, 스파이가 들고 다니기엔 거북스러울 정도로 몸집이 큰 1970년대식 카메라, 무용지물인 마이크로추적장치가 한데 어울린다. 원제 'I-Spy'. 14일 개봉. 12세관람가.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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