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료식을 가진 사법연수원 32기 789명 가운데 150여명이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가운데, 33기 연수생들이 벌써부터 변호사 준비활동 강화에 나서는 등 법조계 취업 한파에 따른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997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연수원내 '변호사를 준비하는 모임(변준모)'에는 현재까지 120여명의 연수원생이 가입해 연수원에 기대지 않는 자체 '공부'에 열심이다.사법시험 합격자 1,000명 시대가 됐지만 판·검사로 임용되는 비율은 수료자의 20%에 불과해 일찌감치 변호사 준비에 만반을 기하자는 것. 변준모는 사무실 개업, 취업 등 시장현황 정보 공유, 선배 변호사 초청 강연, 금융·부동산·조세 분야 전문가 초빙 강연 등의 활동을 하며, 시민단체와 연계해 '연수원 교육제도'개선을 추진하는 등 대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한 변호사 지망생은 "변호사 개업을 위해서는 스스로 사건을 끌어와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공부보다 인맥을 넓히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연수생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법연수원측은 '판·검사를 위한 교육'을 고수하고 있어 '내실 있는 변호사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연수생들과 갈등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사법연수원 33기 자치회는 5일 "연수원측이 최근 동기 5명에 대해 유급 결정을 내린 것은 연수제도의 문제점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33기 700여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연수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자치회는 "판결문이나 공소장 쓰는 것에 치중하는 연수원 교육을 변호사 지망생들이 등한시 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설문조사 결과 70%에 이르는 연수생들이 연수제도 개선에 찬성하고 있는 만큼 변호사 단체와 연대해 연수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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