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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당당한 "고공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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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당당한 "고공시대"

입력
2003.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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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23·226㎝·휴스턴 로케츠)이 황색돌풍을 일으키며 미 프로농구(NBA)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고교 농구계의 꺽다리 하승진(18·삼일상고·220㎝)이 NBA 직행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요즘이야 2m를 넘는 장신들이 즐비하지만 우리에게도 2m대의 선수가 있었으면 하던 때가 있었다. 국내선수들이 키 큰 외국인 선수에게 대롱대롱 매달리듯 하면서 플레이하던 때가 불과 30여년전이다.

국내 스포츠 사상 첫 2m대 선수는 1950년대 말과 60년대초 씨름판을 주름잡은 김용주(214㎝)이다. 당시 모래판에서 김용주를 보는 것만으로도 화제거리였다.

그는 60년대 한국일보사가 주최한 전국장사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으며 프로레슬러가 되기 위해 역도산을 찾아갔으나 허리부상으로 은퇴했다.

농구에서는 고석윤(206㎝)이 2m시대를 열었다. 고석윤은 67년 10월 서울서 열린 제48회 전국체전에 강원 고교대표로 유도에 출전, 중앙무대에 알려졌다. 당시 민관식 대한체육회장은 고석윤을 서울로 불러 들여 농구협회로 하여금 농구선수로 기르도록 했다.

그러나 고석윤은 100m를 19초에 주파하는 등 당시 49세이던 민회장보다 주력이 느려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맨투맨 코치까지 두고 1년이상 훈련시켰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고석윤의 대를 이은 선수가 바로 하승진의 아버지 하동기(43)다. 78년 삼일상고 3년때 204㎝였던 그는 방콕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벤치를 지켰다. 당시는 현대가 씨름선수 이봉걸(205㎝)을 센터로 키우려다 실패하는 등 장신 선수 발굴에 목말라하던 시절이었다.

64년에는 산업은행에서 210㎝나 되는 권수일을 트레이닝 시키다가 26살이라는 나이 때문에 5개월만에 포기한 적도 있다.

한기범(207㎝)은 80년대초 대학농구의 양대산맥 연고대를 제압하고 중앙대 시대를 연 주인공. 한기범은 93년 서장훈이 등장하기까지 10여년간 국내 농구계를 평정했다.

서장훈(207㎝)은 키에 비해 빠른 몸놀림으로 당시 연세대를 두 차례나 농구대잔치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10여년이상 국내 농구계의 독보적인 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장훈의 뒤를 이을 재목 김주성(205㎝)이 지난해 원주TG에 입단했으며 정경호(202㎝)등이 코트를 누비고 있다. 대학무대에는 김종완(200㎝· 22· 연세대)등 2m가 넘는 23명의 미완의 대기들이 미래를 가꾸고 있다. 여자농구는 박찬숙이 190㎝시대를 열었으며 2m의 벽을 넘은 것은 86년 대표팀서 뛰었던 김영희(202㎝)이다. 현재는 일본대학서 뛰고 있는 하승진의 누나 하은주(202㎝)가 최장신이다.

씨름판에는 김용주에 이어 70년대 박범조(204㎝, 125㎏)가 모래판 강자로 군림했다. 이후 거인 장사 계보를 활짝 꽃피운 이봉걸(205㎝)이 등장했다. 인간기중기라는 별명으로 90년 7월 은퇴할때까지 두 차례 천하장사에 올랐다.

90년대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슈퍼골리앗 김영현이 나왔다. 217㎝ 156㎏의 태산같은 덩치로 프로무대를 주름잡았지만 최근 자신보다 1㎝ 더 큰 최홍만(218㎝, 160㎏)에게 설날대회에서 덜미를 잡히는 등 퇴조기미를 보이고 있다.

배구판에 2m 벽을 넘은 선수가 처음 등장한 것은 현대자동차의 슈퍼리그 3연패를 이끈 이종경(200㎝). 그의 뒤를 이어 90년대초 양진웅(202㎝)과 제희경(207㎝)이 등장했지만 역시 부상으로 일찍 시들었고 윤종일(205㎝)은 한동안 철벽 블로커로 이름을 날렸다.

한해 2,3명에 불과했던 배구계의 꺽다리들은 점점 늘어나기 시작, 2003슈퍼리그에는 명중재(207㎝,삼성화재)등 10명의 꺽다리가 코트를 휘젓고 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현대 스포츠에서 신장은 중요한 승리 요인이다. 장신선수는 파워와 제공권에서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다.

야구에서 장신투수는 공포의 대상이다. 장신투수가 그것도 타자보다 높은 마운드에서 공을 내려꽂으면 타자에게 와닿는 속도는 스피드건에 찍히는 숫자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진다. '빅 유닛(Big Unit)' 랜디 존슨(애리조나)은 207㎝의 키에 160㎞대에 이르는 최고 구속을 무기로 4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장신 계보는 지난해 데뷔한 투수 존 로치(208㎝·시카고)로 이어지고 있다.

골프에서 키는 실력과 직결되는 추세다. 미국프로골프(PGA)선수의 평균 신장은 173㎝정도. 그러나 세계 랭킹 1위에서 5위까지 톱 랭커들은 모두 180㎝ 이상의 장신들이다. 넘버 1인 타이거 우즈가 185㎝인 것을 비롯해 어니 엘스가 187.5㎝, 필 미켈슨과 비제이 싱은 185㎝, 레티에프 구센은 182㎝에 이른다.

농구에서 키는 생명이다. 현재 미프로농구(NBA) 최장신 선수는 댈러스의 센터 숀 브래들리로 228.6㎝. NBA역대 최장신은 뉴저지 네츠 등에서 뛰었던 루마니아출신 게오르그 뮤레산(232㎝)이다. 북한의 리명훈(235㎝)이 스피드와 체력만 뒷받침됐다면 NBA역사를 바꾸었을지 모른다.

하키에서는 북미아이스하키리크(NHL)의 뉴욕 아일랜더스에서 수비수로 뛰고 있는 데노 차라(202㎝)가 최장신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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