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영어 문제의 핵심은 영어 교사를 비롯한 영어 전문 인력을 제대로 양성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 문제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은 대학과 대학교수들에게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문제와 관련해 대학이나 대학 교수들이 변해야 한다는 자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도 초중등 교사들에게만 강요되고, 영어교육과나 영문과 교수들에게는 전혀 요구되지 않는다.영어 문제의 해결은 영어 전문 인력을 제대로 양성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요구되는 몇 가지 과제를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도 영어교육과나 영문과가 이제까지의 구태의연한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사회적 자각이 있어야 한다. 특히 이들 전공 과목의 수업 방식에 있어 영어가 주된 사용 언어가 되도록 국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영어 전공 학과에서 개설하는 전공 과목의 50% 이상을 영어 진행 강의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들 영어 전공 학과에서 시행하는 모든 시험(구술 및 필기)은 가급적 영어만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 전공의 입시 면접도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어야 한다.
영어 전공 교수들의 업적 평가에서도 '영어'와 관련이 있는 연구 업적이 중심이 되도록 원칙을 정해야 한다.
아울러 입시 위주로 운영되는 외국어고 체제를 대폭 개편해 외고를 명실상부한 외국어 영재 양성 기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현재의 과학고-과기대 체제처럼 과기대 수준에 버금가는 외국어 전문 고등 교육 기관을 설립해 외국어 영재 양성 프로그램이 고등 교육으로 연계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영어 전문가 양성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한 학 성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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