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게 5일은 아주 '특별한'날이었다. 선친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명예회장의 숙원이었던 금강산 육로관광 사전답사가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육로관광은 지난해 말 북한과 미국의 군사분계선(MDL) 통과 문제에 대한 갈등으로 3개월 이상 지연됐고, 정 회장도 대북비밀송금이란 태풍에 휘말려 '위기'에 처해 있다.그래선지 정 회장은 이날 새벽 6시8분께 정 명예회장의 묘소가 있는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았다. 차가운 겨울 새벽 공기를 맞으며 선친의 묘소에 절을 하던 그의 안경 속에서는 굵은 눈물이 흘러 내렸다. 1998년 10월 선친과 함께 금강산관광사업을 시작한 뒤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왕자의 난', 그룹 분리, 유동성 위기‥, 그리고 대북비밀송금문제 등 끊이지 않는 시련에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20여분간의 참배를 마친 정 회장은 기자들에게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북한으로 간다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냐"고 말문을 열었다.
정 회장은 그러나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가진 기념식에서 "사업추진 과정에서 남북관계의 특수성으로 여러 가지 미비한 점들이 있었던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간접 표명했다. 정 회장은 또 " 2000년 북측의 사회간접자본과 기간산업시설에 대한 30년 사업권을 확보하게 됐다"며 사업권의 내용을 공개했다. 사업권은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개성과 통천 지역 공단 건설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 철도 연결 북측의 유무선 통신 및 인터넷 사업 전력공급 통천비행장 건설 백두산, 묘향산,칠보산 관광 금강산 수자원 개발 임진강 댐 건설 등이다.
이날 답사에는 정 회장과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 등 회사와 정부 관계자 86명이 참여했다. 정 회장 등은 이날 오후 2시께 금강산 관광버스 10대를 나누어 타고 통일전망대를 출발한 뒤 휴전선의 동해선 임시도로를 지나 MDL을 통과, 북측 지역으로 넘어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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