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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 찬 액션에 실망한 적 있수?/ 100년전 영국 종횡무진 "상하이 나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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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 찬 액션에 실망한 적 있수?/ 100년전 영국 종횡무진 "상하이 나이츠"

입력
2003.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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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의 영국을 무대로 펼치는 재키 찬(成龍)의 코믹 액션 영화. 장난기 가득한 재키 찬의 매력은 여전하고 함께 짝을 이룬 오웬 윌슨의 난봉꾼 연기도 정겹다. 3년 전 개봉한 '상하이 눈'(Shanghai Noon)에서 청(淸) 나라 공주를 구하기 위해 손을 잡았던 재키 찬과 오웬 윌슨은 무대를 런던으로 옮겨 관객들의 웃음을 노린다.중국 황실 근위병 출신의 미국 보안관 존 웨인(재키 찬)은 친구 로이 오베논(오웬 윌슨)에게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12대 째 옥새를 지키던 아버지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로이와 의기투합, 자객들이 몸을 숨긴 런던으로 간다. 그 곳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먼저 길을 떠난 동생 린(판 웡)과, 청나라 옥새를 훔쳐 황제가 되려는 야심가, 영국 왕실을 무너뜨리려는 폭도들이 기다리고 있다.

존과 로이가 린과 함께 런던에서 벌이는 액션은 어깨가 들썩여질 정도로 흥겹다. 돈 키호테와 산초 판사 같은 재키 찬과 오웬 윌슨의 액션에 컨트리와 빅밴드 시절의 재즈, 록이 경쾌하게 척척 달라붙는다. 레몬즙, 우산, 사다리, 호텔 회전문 등 친숙한 재료를 이용한 재키 찬의 재기 넘치는 액션은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인명 살상용 액션이 아니라 웃음 남발용 액션이기 때문이다. 진 켈리의 '싱잉 인 더 레인'을 패러디하며 시장 바닥에서 우산으로 적들을 물리치는 장면에서는 여유와 관록이 느껴진다. 인도식 복장이나 긴 가죽 코트에 머리를 땋은 재키 찬의 퓨전 의상, 존 웨인과 셜록 홈즈, 코난 도일, 찰리 채플린 등 등장인물에 붙인 이름도 흥미롭다. 재키 찬의 액션이 과하다 싶으면 오웬이 린에게 집적대는 장면으로 양념을 뿌린다.

중국 황실의 보물을 함부로 가져간 제국주의자를 혼내는 모습은 제국주의에 대한 따끔한 공격처럼 보인다.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까지 받는 걸 보면 중국인의 위상도 높아진 듯하다. 그러나 들여다 보면 떠오르는 중국과 미국이 손을 잡고 '늙은' 영국을 혼내는 듯한 인상이다. 로이 오베논이 영국 건달들에게 미국 혁명의 위대함을 들먹이거나, 영국 국회의사당의 시계탑(빅 벤)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영국 국기를 찢고 내려오는 마지막 장면이 특히 그렇다. 물론 런던 장면은 실제가 아니라 체코의 프라하 등지에서 세트를 만들어 찍은 것이다.

린이 중국어를 하다가 갑자기 영어를 쓰는 모습은 어리둥절하다. 또 1분에 200발씩 총탄을 쏟아내는 기관총이 100년 전에 있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이 영화가 역사 무대를 빌린 액션 판타지임을 드러낸다. 영화와 현실의 차이에 고개를 갸웃거리기 보다는 재키 찬이 빅 벤의 꼭대기에서 벌이는 아찔한 격투 장면을 무심하게 즐기는 편이 나을 듯 싶다. 막이 내리면 재키 찬 영화의 고정 메뉴인 NG 모음이 디저트로 준비돼 있다. 원제 'Shanghai Knights'. 14일 개봉. 감독 데이비드 돕킨. 12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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