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올 시즌 에이스로서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 전문지들의 대답은 한마디로 '노(No)'다.메이저리그의 통계를 전담하는 회사인 스태츠사는 최근 발간한 스카우팅노트북에서 레인저스가 올시즌 박찬호를 또 다시 에이스로 내세우는 것은 패전을 각오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지난 시즌 박찬호는 풀타임 데뷔 6년만에 처음으로 제1선발로 출전, 9승8패의 초라한 성적을 올렸다. 14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높은 방어율(5.75)에 5이닝 이상을 던지지 못하고 강판한 경우만 25게임에 이르는 등 선발투수로서도 자격 미달이었다.
이 같은 모습을 두고 스카우팅노트북은 박찬호가 에이스 자리를 맡을 재목이 못 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스카우팅노트북은 2001년 LA 다저스에서 시즌 도중 제1선발을 맡았을 때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박찬호 스스로 에이스 자리를 꺼려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 박찬호가 지명타자제를 도입하고 있는 아메리칸리그와 텍사스의 뜨거운 날씨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상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부진이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팬들의 평가도 싸늘하다. 팬터지 베이스볼 팬을 위해 최근 발간된 '2003시즌 팬 지침서'는 박찬호의 가치를 5달러로 매겼다. 아메리칸 리그 선발투수 중에서는 34위, 양대 리그를 통틀어서는 81위에 해당하는 형편없는 평가다. 이에 비해 1위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38달러, 2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는 34달러나 된다. 팬터지 베이스볼은 팬이 돈을 걸고 선수들을 뽑아 가상 팀을 운영하는 방식의 게임으로 팬들의 냉정한 평가가 반영된다.
한편 김병현(25·애리조나)의 몸값은 박찬호보다 5배 가까이 많은 24달러로 내셔널리그 투수 순위 10위(전체 17위)에 올랐다. 텍사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에이스를 데려와야 한다면서 박찬호를 혹평한 스카우팅노트북도 김병현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 2001 월드시리즈의 악몽에서 벗어나 좋은 활약을 펼쳤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