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유고연방 해체 국가연합체제로 /"한지붕 두 국가" 불안한 선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유고연방 해체 국가연합체제로 /"한지붕 두 국가" 불안한 선택

입력
2003.02.06 00:00
0 0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두 공화국으로 연방을 꾸려온 신유고연방이 4일 느슨한 형태의 국가연합을 창설하는 내용의 헌장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1929년 이후 발칸반도의 맹주였던 유고슬라비아가 7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두 공화국이 이날 연방 대신 채택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가연합은 외교·국방·무역·인권 부문만 연합정부가 관장하고 나머지는 각 공화국이 별개의 독립국가로서 주권을 행사하게 된다.

특히 3년 후에는 완전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 큰 변수가 없는 한 국가연합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유고연방의 붕괴는 끊임없이 분리독립을 요구해온 세르비아의 코소보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세르비아계분리주의 움직임을 촉발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어 또 다른 불씨가 될지 우려된다.

발칸의 패권국에서 동유럽의 소국으로 몬테네그로는 이날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얻어냈지만 97년 이후 군대와 영공통제권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독립국가의 지위를 누려왔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어 온 몬테네그로는 2000년 11월 유고연방 화폐(디나르)의 유통을 금지하고 독일 마르크화를 공식화폐로 사용해 왔으며, 조세제도도 독자적으로 운영해 왔다.

현재 유엔 관할 하에 있는 코소보를 포함해 인구 1,000여만의 '소국'으로 전락한 세르비아는 과거 요시프 브로즈 티토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소련의 스탈린 정권에 맞섰던 70년대 후반까지 유고연방의 맏형으로 동서 유럽의 가교역할을 해 온 발칸의 대국이었다. 동유럽에서 가장 융성한 국가였던 유고는 그러나 80년 티토가 사망하고 89년 동유럽 공산정권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붕괴하기 시작했다.

연방의 일원이었던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가 독립을 선포하면서 90년대에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99년 코소보 사태까지 겪으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유고연방은 결국 92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두 공화국만의 신유고연방을 결성, 지금에 이르렀다.

분리주의세력 봉쇄가 관건 연방에서 국가연합으로 전환한 것은 발칸반도의 분열을 막겠다는 유럽연합(EU)의 중재노력이 일단 성공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몬테네그로는 한때 연합국가 대신 완전한 독립국가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급진적인 독립은 발칸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EU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인구 200만 중 알바니아계가 90%를 차지하는 코소보와 보스니아의 기독교 세르비아계 분리주의 움직임은 이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세르비아공화국에 속해 있지만 실질적으로 유엔 민간행정기구(UNMIK)의 통치를 받고 있는 코소보는 북쪽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와 중·남부의 알바니아계 주민 사이에 긴장이 여전하다.

세르비아 정부에서는 이 때문에 코소보와 세르비아의 경계선을 다시 책정해 최소한 세르비아계 지역만이라도 통제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