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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매가 인하 충격 추슬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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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매가 인하 충격 추슬러야

입력
200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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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곡 수매가를 지난해보다 2% 내리고, 수매가 인하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는 논농업 직불금을 늘려 보전해 주기로 한 정부의 결정은 일단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추곡 수매가 인하는 1948년 이 제도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이는 더 이상 인위적인 가격지지를 통한 쌀 생산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2004년 세계무역기구(WTO) 쌀 재협상에서 개방 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개방 확대에 따른 충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대만은 이미 쌀 시장 개방을 선언해 쌀 수입을 제한하는 나라는 우리와 필리핀 정도다.

우리 쌀 산업의 경쟁력은 낮다. 쌀값이 국제 시세에 비해 4∼5배나 높다. 국내외 가격차를 줄여야 외국 쌀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또 수요량의 감소로 재고량은 매년 늘어 적정 재고의 2배 수준이다. 이에 따른 엄청난 비용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귀결된다.

쌀 산업 정책은 지금까지 경쟁력 강화와는 반대의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정부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때 쌀 시장 개방을 10년 유예하는 조건으로 감산에 합의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막대한 구조조정 자금이 투입됐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지나치게 표를 의식한 정치권과 정부의 정치적인 고려가 근본적인 해결보다 항상 앞섰기 때문이다. 정치 논리에 의한 수매가 인상은 농민들의 의타심을 키우고 유통구조를 왜곡시켜 결국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그러다 쌀 시장 개방은 발등의 불이 됐다.

이번 정부 방침에 대해 농민단체는 물론이고 여야 모두의 반대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어느 방향이 우리 농업을 살리는 길인지를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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