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와 정치적 고락을 함께 했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무대는 '제정구를 생각하는 모임' (공동대표 손학규 경기지사, 유홍준 명지대 교수) 주최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리는 고 제정구(諸廷坵) 전 의원의 4주기 추모식.이번 추모식은 노 당선자의 대선 승리 후 통추가 갖는 첫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은 노 당선자가 김원기(金元基) 민주당 상임고문과 유인태(柳寅泰) 전 의원을 각각 차기 정부의 대통령 정치고문과 정무수석으로 내정하는 등 통추의 옛동지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2월30일 열린 통추의 송년모임에 참석, "통추 같은 정치를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여야와 인수위 등에 흩어져 있는 통추 출신 인사들이 모두 모여 통추 출범 당시의 초심(初心)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제정구 전 의원의 추모식이라는 자리도 무척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통추는 1995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을 야권 분열로 규정하고 합류를 거부하면서 결성됐다.
통추는 그 뒤 97년 15대 대선을 목전에 두고 국민회의에 합류함으로써 공식적으로는 해체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통추 구성원들은 각각의 정치적 소신과 이해에 따라 서로 갈라서야 했다. 김원기 고문은 노 당선자와 김정길(金正吉) 전 행자부 장관 등을 이끌고 김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무소속이었던 제 전 의원 등은 이를 거부하고 한나라당에 합류했다. 김 고문은 당시 통추의 유일한 지역구 현역의원이었던 제 전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부심했으나 그는 끝내 반 DJ의 뜻을 접지 않고 야당의원의 길을 걷다 99년 2월 암으로 별세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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