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첫 수업 끝나고 '힘들테니 수업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 학점은 알아서 줄게'라고 말씀하셔서 정말 속이 상했어요."(한 시각장애인 여대생)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개월간 28명의 여성 장애인 대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성 장애인 차별에 관한 사례연구'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장애인들은 교수나 동료 학생들의 낮은 기대치와 의도적 배제 때문에 학습권을 침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교수들은 여성 장애인 학생에 대해 출석 부르지 않기 결석 권하기 질문하지 않기 등으로 차별하고, 동료 학생들은 공동과제 수행 과정에서 여성 장애인을 배제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또 "대학 구내 장애인용 화장실을 남녀 공용으로 설치하거나 남자화장실 안에 설치해 여성 장애인들의 인격을 무시했다"며 "도움을 빙자해 여성 장애인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는 동료 학생과 학교 직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비장애인은 물론 남성 장애인에 비해서도 차별을 받는 고학력 여성 장애인이 많다"며 "학교 당국은 물론 교수, 동료 학생 등이 여성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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