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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의 비법 /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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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의 비법 / 조용호

입력
200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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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자리는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의 요즘 처지가 그렇다.스타크래프트 양대 리그인 온게임넷 스타리그와 MBC게임 KPGA 스타리그에서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차기 황제 자리를 노리고 두 대회의 결승에 모두 진출한 두 선수는 '천재 테란' 이윤열과 '목동 저그' 조용호. 지난달 18일에 열린 KPGA 리그 결승에서는 이윤열이 조용호를 이겼으나 이달 14일에 열릴 온게임넷 리그 결승에서도 그 결과가 반복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2001년 말 데뷔한 조용호(19·사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특히 최근 들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저그 신동'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그는 남들이면 고등학교에 다녔을 3년 간을 게임과 함께 보냈다. 중학교 때 처음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그는 따분한 학교 생활을 견디지 못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가출했다.

고향인 부산을 떠나 인천까지 가서 게임을 하다가 그의 실력을 알아 본 PC방 사장의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게임을 하게 됐다. 지금 그의 매니저이기도 한 사장의 설득으로 조용호는 아버지를 찾아갔고,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조건으로 프로게이머가 되어도 좋다는 허락을 얻어냈다. 2001년 말 검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당당하게 프로게임계에 진출했다.

조용호가 '목동(牧童) 저그'라 불리는 이유는 황소를 닮은 '울트라리스크'라는 유닛을 자주 쓰기 때문이다. 울트라리스크는 힘만 셀 뿐 대공 공격을 못 하는데다 게임을 한참 진행한 뒤에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저그 유저들은 이 유닛을 멀리해 왔다.

그러나 조용호는 이 유닛을 사용해 테란을 물리치는 빌드오더를 개발했다. 먼저 빠르게 테크트리를 올리고 섬 지역에 멀티기지를 확장해 가스를 채취한다. 본진에 성큰 콜로니를 여러 개 짓다 보면 적 유닛이 공격하러 오기 시작하는데, 이때 몰래 울트라리스크 캐번을 짓는다. 적들이 수많은 성큰 콜로니를 다 부수고 쳐들어올 때쯤 구석에 모아 두었던 울트라리스크 부대가 출동한다. 공격력과 속도를 모두 업그레이드한 이 유닛이 떼로 나타나면 상대의 유닛은 낙엽처럼 스러진다.

5판 3승제였던 지난 KPGA 리그 결승전에서 이윤열에게 3대 2로 아깝게 패한 조용호는 실의에 빠지는 대신에 '한 달 뒤'를 기약하며 온게임넷 리그에서의 복수를 다짐했다. 과연 이윤열이 양대 리그를 평정하고 '차기 황제'의 면류관을 쓸지, 아니면 조용호가 이를 저지할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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