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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담보대출 활성화 藥?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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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담보대출 활성화 藥? 毒?

입력
200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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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담보대출은 약일까, 독일까.' 최근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증권담보대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4일 해당 증권 1개월 예탁규정 폐지를 골자로 한 증권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을 내놓자 찬반 양론이 들끓고 있다. 일부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가치 하락세에서 주식에 발이 묶인 개인들의 자금융통 편의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증시 유동성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다.반면 회의론자들은 "증권담보 대출이 무분별한 증권 재투자에 이용될 경우 투자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의 가계대출 파문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증권담보대출 관심 고조

증권 담보대출은 원래 주식에 투자한 사람에게 자금융통의 여력을 주기 위한 제도로 주식, 회사채, 수익증권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요즘처럼 주가가 하락해서 손해를 보고 팔 수 조차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돈을 쓸 일이 생겼을 때,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편리한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담보대출 잔액은 증권금융의 경우 지난해 11월말 2,699억원에서 12월말 2,766억원으로, 올들어 1월말 현재 2,8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 증권거래법 시행령 상 담보 대상 주식의 1개월 이상 예탁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인터넷 증권담보 대출은 지난해 11월 4일 업무개시 후 불과 100일 만에 대출잔액 1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급증했다.

증시 수급기대효과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증권담보대출 잔액이 수천억원대에 머문 것은 담보 대상 주식을 매입한 후 1개월 이상 경과돼야만 담보력을 인정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규정이 폐지됨에 따라 대출 잔액은 조만간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D증권 관계자는 "이번 규제완화에 따라 주식담보 대출시장은 향후 2조∼3조원 수준으로 팽창할 것"이라며 "대출 자금 중 상당액은 저점 매수 등을 통해 다시 주식투자로 환류돼 증시 유동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금융 외에 관련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신증권, LG투자증권, 동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자금력을 갖춘 중견 증권사들도 잇달아 마케팅 준비에 나서고 있다.

개인 투자위험 높일 수도

증권담보대출은 무분별한 투자에 이용될 경우 투자위험을 높여 개인파산 등을 야기할 위험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주식에 1억원을 투자한 사람이 손절매 대신 증권담보대출을 통해 5,000만원을 빌려 주식에 또다시 투자했다가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손실이 더욱 커질 뿐 아니라 심할 경우 개인파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개인투자자의 자금조달여력이 커진 반면 악용에 따른 위험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며 "당국의 적절한 감독과 개인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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