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이 뜬다는 정월 대보름(15일)을 맞아 한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세시(歲時) 풍속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이날 가족과 함께 월출 명소에서 열리는 축제를 찾아가 보자.
지신밟기·달집태우기등 재현
남산골 한옥마을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등 잊혀져 가는 대보름 풍습을 재현, 관람객과 함께 새해의 희망과 소원을 함께 기원한다. 한해의 소망을 담은 소원문을 자신의 띠 줄에 매달아 달집 태우기 행사 때 함께 태운다.
천우각 광장에서는 잡귀를 쫓고 동네의 안정을 기원하는 북청사자놀음, 중요무형문화재 김영림씨와 이춘희씨가 벌이는 경기민요 공연이 벌어진다. 어린이 널뛰기 공연, 모듬북과 장고 소고춤의 향연인 '생동(生動) 북의 울림' 이월출을 재촉하며 살풀이 공연, 소원 촛불 기원과 고천제, 관객과 하나되는 강강술래 공연 등이 이어진다. (02)2266―6937.
10만여평 초원에 들불 장관
제주 들불축제
애월읍 봉성리 서부관광도로변 새별오름의 10만평 초원에 들불을 놓는 행사로 1997년부터 시작됐다. 총 20만평의 행사장에 15만여명이 참가해 한 해의 무사안녕과 풍년을 기원한다. 달빛에 출렁이는 억새숲과 군데군데 솟아오른 오름에 비쳐지는 둥근 달그림자 만으로도 깊은 추억을 남긴다.
향토색 짙은 제주의 전통민속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50여가지의 이벤트도 볼 만하다. 14일 풍물놀이를 시작으로 전통민요, 민속공연, 부싯돌불씨생성연출, 성화탑 점화에 이어 화려한 불꽃놀이가 전야제 밤을 수놓는다. 15일에는 듬돌들기(풍물놀이), 밭갈이농경문화시연, 말사랑 싸움놀이, 전통마상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중국 자매도시의 경극단 공연과 미국 자매도시의 모던댄스 공연도 볼만하다. 북제주군청 (064)741-0544.
솔항공여행사는 축제와 제주도 관광명소들을 찾아보는 '정월 대보름 제주 들불축제' 상품을 내놓았다. 한림공원(협재, 쌍용, 용암동굴), 동양최대의 사찰인 약천사, 석부작테마공원, 천지연폭포 등을 둘러보며 귤림성에서 밀감따기도 체험한다. 2박3일에 26만9,000원. (02)2279-5959.
강릉 망월제
해마다 대보름에 맞춰 남대천 둔치에서 망월제를 연다. 보름날 오후부터 자정까지 앞풀이와 본풀이, 뒤풀이 등을 펼친다. 앞풀이는 흥을 돋우는 마당. 단오장에서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망우리돌리기 등 세시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황덕불을 피우고 관노가면놀이, 농악놀이, 지신밟기를 거쳐 망월제례를 올리는 것이 본풀이 행사. 강릉지방의 민속행사인 '용물달기'와 지신밟기로 뒤풀이가 이어진다. 용물달기는 강릉 성산면 금산마을에 전해지는 민속놀이로 한우 한마리를 잡아 안주로 내놓고 막걸리, 시루떡도 무료로 나눠준다. 임영민속연구회(033)643-2886. 강릉시청 (033)640-5114.
눈덮인 계곡에 하얀달빛 '황홀'
점봉산 진동리 설피밭 눈밟기 대보름축제
15∼16일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설피밭에서 정월 대보름 설피밭 눈밟기 행사가 벌어진다. 백두대간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이 외지인들과 함께 여는 행사로 눈덮인 계곡에 하얀 달빛이 쏟아지면 주민과 관광객들이 지신밟기 행렬을 이룬다. 우이령보존회가 주관하며 참가비 5만5,000원. (02)762-5211.
금산 장동 달맞이축제
충남 금산군 장동마을이 농촌의 대보름 행사를 원형에 가깝게 재현한다. 달이 뜨면 마을사람들이 모두 몰려나와 농악과 판굿으로 신명난 춤판을 벌인다. 길놀이, 걸립굿, 산제, 탑제, 윷놀이, 다리놓기 및 다리밟기, 부럼깨기, 씻김굿, 달불놀이, 달마시기 등도 대보름날 행해지던 민속놀이. 두부만들기, 연날리기, 토끼몰이놀이, 고구마 구워먹기 등도 해볼 수 있다. 축제기간 동안 향토음식과 특산품 장터가 열린다. 금산군청(041)750-2225.
청도 달집태우기
경북 청도 청도천 둔치에 트럭 50여대분의 솔가지와 볏짚 200단, 새끼 30타래, 나무기둥 60여개로 높이 20m, 폭 15m의 거대한 달집을 만들어 태운다.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 태우기 행사로 타지역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지난해 달맞이객만 2만5,000여명. 민속 연날리기와 남사당패 공연에 이어 농악과 쥐불놀이 등 다양한 행사도 이어진다. 청도군청(054)370-6061.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철도청 "달맞이 기차여행 상품"
철도청은 정월 대보름을 맞아 서울·대전과 전국 달맞이 명소를 오가는 '달맞이 기차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달맞이 관광열차는 15∼16일 이틀간 운행하며 당일, 무박2일, 1박2일 등 모두 4개 상품이 나와 있다. 영등포, 수원, 천안, 동대구, 부산, 김천 등 주요 역에서도 이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달빛소나타 기차여행=15, 16일 아침 8시30분 당일 일정으로 서울역을 출발해 홍성역에 도착한 후 겨울 철새의 낙원으로 유명한 서산 방조제와 간월도를 둘러본다. 안흥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푸른 송림과 낙조 감상 후 안흥팔경에 드는 '능허추월'(陵墟秋月·능허대에 비치는 가을 달빛)을 즐기는 일정이 이어진다. 4만1,000원. 철도고객센터 1544-7788.
삼천포 유람선 달맞이 기차여행=15일 오전 8시10분 서울역을 떠나 삼천포 와룡산의 백천사, 유람선에서 한려수도의 비경과 낙조·달맞이를 감상한 뒤 전북 완주 죽림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다음날 오후 되돌아온다. 7만6,000원. 프른여행사 (02)882―7733.
화왕산 불의 축제·달맞이 열차=15일 오전 9시55분 서울역을 출발, 경남 창녕 화왕산 정상에서 억새태우기 축제를 보고 부곡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긴 후 다음날 오전 5시20분 서울역으로 돌아온다. 5만8,000원. 홍익기차여행사 (02)717―1002.
해운대 달맞이 축제 열차=15일 오전 8시 대전역을 떠나 부산 자갈치 시장과 광안리 해안을 둘러보고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달맞이 축제를 관람한 뒤 오후 11시15분 대전으로 되돌아온다. 홍익관광여행사 (042)221―5585.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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