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영예에 앞서 국가적으로 영광된 일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지난달 28일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선출된 이종욱(李鍾郁·58) 당선자는 4일 기자회견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당선소감을 밝혔다. 이 차기총장은 당선 축하연 참석차 6박7일간 일정으로 지난 2일 입국했다.
이 차기총장은 "WHO 내부적으로 조직의 비대화를 줄이는 개혁작업에 착수하고 에이즈 등 전세계적 건강문제와 의약품 지적재산권 등 선진·개도국 간에 얽힌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일을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WHO 결핵국장 재직시 대북 의약품 지원사업을 펼쳤던 그는 "의약품 생산시설, 혈액관리시설을 건설하는 등 북한의 열악한 의료수준을 개선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원조를 아끼지 않았던 회원국의 모금이 최근 부진해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차기총장은 국내 보건의료와 관련해서도 "의약분업 갈등은 선진국도 겪었던 진통이며 한국의 보건의료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홍역퇴치사업은 세계 보건계에 화제가 됐을 만큼 전염병퇴치사업은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차기총장은 1976년 서울대 의대 졸업 후 미국 하와이대 유학을 마치고 남태평양 피지에서 한센병 자문관으로 WHO와 인연을 맺은 뒤 서태평양 질병예방국장, 백신국장, 결핵국장 등을 거치며 20년간 세계보건의료발전에 공헌한 WHO의 산 증인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사진 박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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