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오디오를 살까, 슈퍼오디오(SA)CD를 살까. 기존 CD 음반을 대체할 차세대 표준 음악 포맷 대결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최대의 클래식 음반 제작사인 유니버설 뮤직이 SACD를 개량한 하이브리드 SACD를 채택, 차세대 표준 선정에서 일단 SACD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SACD는 기존의 CD보다 음질이 좋으며, 소니와 필립스가 개발해 2,000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 제품이다. 비슷한 시기에 인텔과 IBM 등 주로 정보기술(IT) 업체 48사가 모인 'DVD 포럼'이 내놓은 DVD 오디오와 팽팽한 대결을 펼쳐 왔다. 원래 DVD 오디오도 소니와 필립스가 먼저 개발했으나 무상 기술공유 원칙에 반발한 두 회사가 따로 SACD라는 규격을 만들었다.음질면에서는 SACD가 조금 앞선다는 게 업계의 중평이다. 74분이 표준인 일반 CD에 비해 DVD 오디오는 3배에 가까운 180여분을 기록할 수 있지만 SACD의 경우는 최대 500여분의 음악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용량이 크면 그만큼 고음질 녹음이 가능하다. 다만 DVD 오디오도 일반 CD의 16비트에 비해 월등한 24비트 기록매체여서 그 자체로는 SACD와 별 차이가 없다. 또 둘 다 5개 이상의 스피커를 사용 가능해 보다 생생한 음향을 들을 수 있다.
양측의 표준 싸움에서는 지난해까지 DVD 오디오 진영이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DVD 플레이어 보급이 늘어
나면서 호환 가능한 DVD 오디오 시장이 커진 때문이다. SACD의 경우는 소니, 필립스 등이 만든 100만원 이상의 전용 플레이어에서만 재생할 수 있었다. 소니는 80년대 베타―VHS의 VTR 표준 대결에서 뛰어난 화질에도 불구하고 VHS에 패한 악몽을 되새길 만했다.
따라서 타개책은 일반 CD 플레이어에서 재생 가능한 하이브리드 SACD였다. 이 방식은 SACD의 남는 공간에 기존 CD 방식으로 녹음하는 것으로 가능해 졌다. 전용 플레이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기존 CD보다 조금 더 좋은 음질만 들을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두 방식의 대결에 대해 1월 하이브리드 SACD방식으로 클래식 12종, 재즈 6종의 음반을 출시한 유니버설의 박문선(36) 대리는 "어린아이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SACD의 음질이 좋다"며 "연내 100종 이상이 발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DVD 오디오 방식으로 클래식 10종을 발매한 EMI 코리아의 이상민(36) 과장은 "아직 차후 계획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DVD 플레이어의 보급율로 보아 결국은 DVD 오디오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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