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개강을 한달여 앞두고 서울 대학가에서 원룸 구하기 경쟁이 치열하다.신세대 학생들이 쾌적하고 독립된 '개인공간'을 선호하는 데다 인근 도심의 직장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원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기 때문.
올해 성균관대에 합격한 부모(19·제주시 연동)군은 "학교 근처 5∼6평짜리 원룸은 벌써 동이 나 하숙집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아쉬워했다. 인근 선우부동산 박주홍(59) 사장은 "신입생 10명 중 6명은 원룸을 찾다보니 인근 하숙집들은 찬밥 신세"라며 "출퇴근 여건이 좋고 밥값도 싸 입지가 좋은 곳은 일찌감치 졸업생과 직장인들이 선점했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인터넷 전용선 등 첨단 시설까지 갖춘 이 일대 원룸(8평기준)의 평균 전세가는 4,000∼5,000만원대. 서울 종로구 명륜동 G부동산 김모(48) 사장은 "인천, 대구 등 지방 학생들은 방도 안 보고 전화로 계약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사정은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대학이 밀집한 서대문구 신촌과 창천동 일대도 마찬가지.
최근에는 지방 학생들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생활을 원하는 서울 거주 학생들까지 방구하기에 나서는 추세다. 원룸전문 사이트 아이룸의 조미정(34·여) 팀장은 "대학가 근처의 월 30만원대 원룸은 내놓기가 무섭게 계약이 이뤄진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30만원선의 원룸보다 저렴한 고급형 고시텔을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대학가 원룸족이 늘어나면서 높은 생활비를 감당못해 하숙집이나 고시원으로 유턴하는 대학생이 부쩍 늘어난 것도 신 풍속도.
H대 최모(24)씨는 "6개월동안 원룸에서 살다 월 100만원 가량의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고시원으로 옮겼다"며 "원룸생활 탓에 대학생들의 씀씀이도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학생복지팀 김흥수(金興洙) 팀장은 "대학생들의 원룸 선호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며 "취업난에다 '나홀로족'이 늘면서 대학가의 정(情)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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