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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경정장 건립논란/"관광도시다" "도박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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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경정장 건립논란/"관광도시다" "도박도시다"

입력
200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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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도시에서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첫 단추" "시화호의 생태계를 망치는 반환경적 처사"경기 안산시가 시화호 상류에 건설키로 한 대형 경정장 건립을 둘러싸고 공방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시는 재정 확충과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며 건립을 강행할 태세지만 시민단체는 도박도시 전락과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재정, 지역 경제 좋아진다"

경정장 건립 논란은 지난해 7월 송진섭(宋振燮) 안산시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시화호와 인접한 사동컨벤션센터 부지에 28만7,140㎡ 규모의 경정장을 내년 상반기 착공, 2006년 6월 완공하겠다는 것이다. 길이 700m, 폭 140m 규모의 경정장은 모터보트 경기장, 1만㎡ 규모의 계류장, 1만석 규모의 관람석 등을 갖추게 된다.

시는 사업비 2,628억여원 가운데 1,300억원은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경정장 개장 후 발생한 수익에서 재투자할 계획이다. 완공 6년 만인 2012년이면 투자비 전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의 계산이다.

시 관계자는 "경정장이 완공되면 유동인구가 하루 1만여명 증가, 지역경제가 좋아지고 음식점 대중교통 등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띨 것"이라며 "자연생태계를 최대한 보호하는 친환경적 시설로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최근 경정장 건립의 타당성을 알리는 홍보문을 시의회, 관련 기관 등에 보내고 경정장 건립이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타당성조사용역결과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박도시 전락, 생태계 파괴"

시민단체들은 경정장 위치가 시화호 상류여서 공사가 시작되면 생태계가 크게 훼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화호는 2001년 2월 정부가 담수화 계획을 포기한 이후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등 철새 수만마리가 찾아 새로운 도래지로 거듭날 기대를 낳고 있다. 또 시화호와 연결된 인근 대부도에서는 공룡화석지(천연기념물 414호)까지 발견돼 역사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높은 편이다.

안산시를 도박도시로 만들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선부동에 실내경마장이 들어서고 이어 경정장 마저 건설되면 인근 반월시화공단 근로자들이 몰려들어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 가능성은 미지수

시의회는 최근 시의 경정장 건립 용역비 예산 8,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는 경마장과 카지노를 운영중인 과천시와 강원랜드 등을 둘러본 결과 시민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리고 반대입장을 견지키로 했다. 의회 관계자는 "안산시의 재정상태가 도내 5, 6위 안에 들만큼 좋아 굳이 세수입을 위해 건립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화호에 대한 권한을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나눠 갖고 있는 것도 사업 성사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안산시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이들 기관의 협조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산경실련 관계자는 "시가 여론을 묻지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하려 한다"며 "주민에게 경정장 건립이 초래할 문제를 홍보하는 등 강력한 반대운동을 펴겠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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