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MBC "러브레터" 신부가 직접 연기지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MBC "러브레터" 신부가 직접 연기지도

입력
2003.02.04 00:00
0 0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 10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월화 미니시리즈 '러브레터'(극본 오수연, 연출 오경훈)의 프롤로그인 사제서품식 장면 촬영현장. "이우진, 안드레아" "예, 여기 있습니다"사제서품을 받는 주인공 이우진 역의 신인 탤런트 조현재(23)가 앞으로 걸어 나와 두 손을 모으고 서는 순간, 곁에 서있던 사제복 차림의 신부가 촬영을 중단시키고 끼어 든다. 자문역으로 초빙된 홍창진(44) 과천 별양동성당 주임신부다. "그게 아닙니다. 호명을 받고 일어서면서 바로 두 손을 모은 뒤 걸어 나오세요."

홍 신부는 실제와 똑 같은 사제서품식 장면을 화면에 담기 위해 연기 지도를 하느라 강추위 속에서도 비지땀을 흘렸다. 사제의 길과 한 여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러브레터' 제작진이 천주교 주교회의에 자문을 요청한 것은 지난해 10월. 주교회의 산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총무인 홍 신부는 천주교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드라마인 만큼 천주교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선교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 "드라마에서 천주교 전례가 잘못 그려지는 일이 허다합니다. 지금 인기리에 방송중인 한 드라마에서 수녀들이 '코르넷'(머리수건) 밖으로 머리카락을 드러내거나, 기도의 도구로만 쓰이는 묵주를 목에 걸고 나오는 장면이 많은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홍 신부는 단편적인 연기 지도를 넘어 드라마 제작 전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집필에 들어가기 전 오수연 작가에게 천주교 문화를 '강의' 했고, 매회 대본을 꼼꼼히 읽어보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주고 있다. 촬영 후 돌려 받는 조건으로 사제복 등 의례 용품 일체도 빌려줬다. "드라마 엔딩 크레딧에 자문으로 이름이 오르기 때문에 더욱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작진이 제 의견을 100% 받아들이고 있어 매우 만족합니다."

'러브레터'는 조현재 외에 여주인공 조은하 역에 수애(23), 이우진의 친구이자 연적인 정우진 역에 지진희(32) 등 신인들이 주연을 맡았다. 오경훈 PD는 "남성 시청자가 많은 SBS의 '야인시대', 주부들의 시선을 끄는 KBS의 '아내'에 맞서 20, 30대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해 과감하게 새 얼굴을 썼다"면서 "신드롬을 일으킨 '가을동화'의 작가 저력에, 신인들의 풋풋하면서도 열정적인 연기가 어우러져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