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지난해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기준인 회원등급을 대폭 조정했지만 실제 수수료 인하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모두 20%대를 넘었고 카드론 이자율도 상승해 카드사들의 회원등급 조정으로 고객들이 이득을 본 것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3일 여신금융협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7개 전업카드사(국민 LG 삼성 외환 현대 우리 신한)의 평균 회원등급 비율은 상위(1∼2위) 20%, 중위(3∼4위) 49.6%, 하위(5∼6위) 30.4% 등으로 '항아리형' 분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2월 상위 3.8%, 중위 19%, 하위 77.2% 등의 '피라미드형'에서 크게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카드사의 평균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지난해 1·4분기 22.6%에서 4·4분기 20.7%로 1.9%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또 평균 카드론 이자율은 지난해 1·4분기 17.3%에서 4·4분기 18.5%로 오히려 1.2%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회원등급 분포가 개선됐는데도 실제 수수료율이 여전히 높은 것은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를 적게 쓰는 회원은 상위등급으로 분류하고, 많이 쓰는 회원은 하위등급으로 분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별 4·4분기 평균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현대가 21.54%로 가장 높았고 우리 21.41%, LG 20.95%, 신한 20.76%, 삼성 20.74%, 국민 20.44%, 외환 20.09% 순이었다. 회원등급 비율에서도 현대는 하위등급이 49.3%로 중위 37.2%, 상위 13.5%보다 많은 피라미드형을 유지했다. 카드사들은 또 숫자로 표시된 회원등급을 구별이 쉽지 않은 애매한 용어로 바꿔 혼란을 부채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경우 '최우수1, 최우수2, 최우수3, 우수1, 우수2, 우대, 기준' 등으로 분류해 대부분이 우수한 등급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롯데는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 오팔, 펄' 등 전혀 등급을 짐작할 수 없는 표현을 사용했다.
현대는 1∼3등급은 VIP로, 4∼6등급은 클래식으로 표현했으며, LG도 'VIP, 로얄, 프레스티지, 프라임, 그린플러스, 그린' 등의 모호한 용어를 썼다.
/김관명기자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