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공교육 내실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노 당선자는 대선 공약으로 학부모들이 사교육비 부담에 시달리지 않고 학생들이 창의성과 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교육을 내실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이를 재확인했다. 그렇지만 정작 중요한 공교육 내실화의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필자는 공교육을 충실하게 하려면 야간 자율 학습을 비롯한 각종 보충 수업을 폐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공교육 현장에 있다 보면 학교가 과연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학교에서 새벽부터 자정까지 공부를 시키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지만 바로 그게 문제다.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 인성 교육은 온데 간데 없고 오로지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풀면서 입시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런 보충 수업과 야간 자율 학습을 전면 폐지하지 않고서는 공교육 내실화는 절대 불가능하다.
사실 지금도 교육부 지침에는 보충 수업은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도 일선 고교에서는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국가의 명(命)이 서지 않는 해괴한 사태가 묵인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이 원하고 있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보충수업이 불가피하다"는 대답만 반복된다.
학생들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보충 수업이기 때문에 열의가 없고 학습 의욕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한다. 보충수업은 학부모와 학교의 입시불안감의 산물에 불과하며 오히려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편이 낫다. 강제적이고 획일적인 보충수업을 실시하는 학교장을 일벌백계로 처벌해야 한다. 물론 원칙과 소신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노 당선자가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이런 일을 해주길 기대한다.
장 세 진 완주 한별고 교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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