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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층 동성애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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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층 동성애 번진다

입력
200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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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여중 보건교사 김모씨는 최근 학생들의 충격적인 행태에 할 말을 잊었다. 우연히 빈 교실을 지나다 여학생들끼리 포르노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본 것이다. 외양이 남자처럼 생긴 B여중 김모 양은 같은 반 친구로부터 남자파트너로 '찍힘'을 당했지만 표현을 못하고 있다. 동성애 카페에 가입하고, '짝짓기'를 하는 게 다반사라 따돌림을 받는 게 싫어서이다.일부 청소년들 사이에 동성애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는 동성애를 지칭하는 '이반'을 주제로 한 모임이 900여개에 이르고 유사 사이트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10대이반 친목도모클럽' '10대가 이반친구 찾는곳' 등의 이름을 달고 있는 사이트에는 중3∼고1 학생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내일여성센터 상담소에도 2001년 7건에 불과했던 동성애 관련 상담이 2002년에는 16건으로 늘었고, 전체 동성애관련 상담의 60%를 청소년이 차지하고 있다. '우연히 성적 접촉을 가졌는데 기분이 좋았다' '부모님이 알면 기절하시겠지만 동성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집을 나가고 싶고 나중에 결혼도 하고 싶다'는 등의 내용들.

동성애 인권단체 '끼리끼리'의 온라인 상담센터에도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데, 나도 과연 동성애자냐'라고 묻는 청소년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서울 신촌 모백화점 건너편 놀이터는 토요일마다 동성애자임을 표방하는 청소년들이 수백 명씩 몰려들어 술 담배와 함께 키스 등 애정표현을 하는 해방구가 되다시피했다. 청소년들은 온라인상에서 팬픽(유명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동성애소설)이나 야오이(미소년이 등장하는 동성애만화)를 주제로 한 모임을 만들었다가 곧바로 폐쇄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결성하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내일여성센터 김영란(金英蘭·43)소장은 "실제로는 아닌데도 '나는 동성애자다. 사회에서 핍박받는다'며 괜한 피해의식을 갖고 공격적인 성향을 띠며, 팬픽이나 야오이 등을 통해 일탈 계기를 만드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성애 인권단체 '끼리끼리' 의 박수진(朴秀珍·29) 간사는 "각종 광고나 팬픽, 야오이를 통해 동성애가 문화상품의 일종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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