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 초 '왕위를 포기한 사랑'으로 전세계를 감동시켰던 영국 국왕 에드워드 8세는 당시 미국인 이혼녀 월리스 심슨 부인과의 사랑을 영국 국민에게 직접 고백· 호소함으로써 사랑과 왕위를 다 가지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30일 영국 공문서보관소가 비밀해제한 에드워드 8세의 퇴위(1936년) 관련 문서에 따르면 에드워드 8세는 당시 왕을 지지했던 윈스턴 처칠 의원의 도움을 받아 '나는 행복한 결혼생활의 뒷받침을 받지 않고는 왕에게 끊임없이 부과되는 부담을 견딜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기로 굳게 결심했다'는 내용의 라디오 연설 원고를 작성했다.
에드워드 8세는 이 원고에서 심슨 부인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 '나는 그녀(심슨 부인)가 여왕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그저 아내로서 어울리는 적절한 직함과 작위를 바랄 뿐이며, 그녀도 같은 생각'이라고 호소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 볼드윈 총리가 '왕의 연설은 헌법에 따라 정부 각료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버티는 바람에 에드워드 8세의 대국민 연설계획이 무산됐다. 결국 에드워드 8세는 결혼을 위해 퇴위하고 윈저공이 됐으며, 그의 동생 조지 6세가 왕위를 계승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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