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정동(貞洞)은 원래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계비(繼妃)인 신덕왕후 강씨의 무덤(정릉·貞陵)이 있던 곳이다.조선시대에는 도성 안에 묘를 쓸 수 없었지만 태조는 경복궁에서 바라다 보이는 맞은편 언덕(영국대사관 자리)에 강씨의 시신을 묻어 그리움을 달랬다. 정릉 동쪽 언덕에 흥천사라는 가람도 세웠다.
강씨의 소생으로 왕자의 난 때 희생된 방번과 방석의 여동생 경순공주는 세속을 비관해 출가, 이 절에서 여생을 마쳤다. 후에 즉위한 태종은 1409년 태조가 타계하자 곧 강씨의 무덤을 파헤쳐 북한산 골짜기(성북구 정릉동)로 옮기고 웅장했던 묘석은 청계천 다리를 놓는 데 사용했다. 방치된 정릉은 현종 때(1670년) 옛 모습을 되찾았다. 성북구 정릉동의 유래 역시 정릉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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