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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 연장, 오락프로 편성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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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 연장, 오락프로 편성만 늘렸다

입력
2003.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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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TV의 방송시간이 연장된 이후 주 시청시간대 오락 프로그램 집중현상과 유사 프로 중복·대응 편성 등 부작용이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방송시간이 1∼2시간씩 늘어난 1995년 9월과 96년 3월 전후 및 현재의 지상파 TV 편성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시간 연장 이전인 95년 8월과 총 4시간이 늘어난 올 1월 사이 주시청시간대(평일 오후7∼11시, 주말 오후6∼11시) 오락 편성 비중이 KBS2는 77%에서 79.2%, MBC는 58.2%에서 68.6%, SBS는 76.4%에서 80.6%로 늘었다.

반면 교양 프로는 KBS2가 10.6%에서 6.9%, MBC는 20.6%에서 9.2%, SBS는 1.4%에서 0.6%로 대폭 줄어 KBS1을 제외한 3개 채널의 편성 불균형 현상이 더 심각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밤 11시 이후 심야시간대 오락화 현상도 심해 KBS2는 61.8%에서 81.9%, MBC는32.3%에서 54.5%로 20% 포인트 이상 늘었고, SBS도 71.0%에서 76.1%로 증가했다.

오전 시간대는 교양 프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보고서는 그러나 "주 시청시간대의 오락 프로 집중에 따른 편성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시청률이 떨어지는 오전 시간에 교양 프로를 배치한 결과이며 이 시간대 역시 오락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복·대응 편성도 전혀 해소되지 않아 평일 오후 7시대는 퀴즈게임쇼나 가요 프로, 밤 10시대는 드라마, 주말 오후 6∼8시는 버라이어티쇼로 굳어졌다. 재방송 비율도 95년 8월 이후 KBS2는 11.2%에서 15.1%, MBC는 1.6%에서 5.4%, SBS는 1.9%에서 8.9%로 늘었다.

진흥원 관계자는 "방송시간 연장이 주시청시간대 오락 집중, 중복 편성 심화로 이어져 오히려 시청자 선택 폭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며 "방송사는 시간연장을 요구하기에 앞서 어떻게 편성의 질적 수준을 높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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