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기업 소니가 미국형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로 전환한다.소니는 6월부터 경영의 감독기관으로서 이사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경영진의 집행 기능을 명확히 분리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29일 발표했다.
4월부터 시행하는 상법특례법이 허용한 '위원회 등 설치 회사'로 기업 운영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위원회 등 설치 회사'는 기존의 감사역 제도를 폐지하고 이사회에 이사 후보자를 결정하는 지명위원회, 임원의 보수를 결정하는 보수위원회, 경영을 감사하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 각 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과반수는 사외이사가 맡아 외부의 경영감시가 훨씬 수월해진다.
또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지 않도록 하고 사내에 내부감사 부서와 법령준수 부서를 강화할 방침이다. 소니 관계자는 "미국 기업도 80%가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면서 "소니 방식은 집행과 감독의 분리를 더욱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소니의 변신은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다른 일본 대기업들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소니는 이에 따라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 회장과 안도 구니타케(安藤國威) 사장 등 현재의 대표 이사들은 이사를 맡지 않고 CEO로서 경영에만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가 노리오(大賀典雄·73) 이사회 의장이 29일자로 퇴임하고 고문역할인 명예회장만 맡기로 결정됐다. 이데이 회장은 이에 대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전문경영을 펼쳐나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니는 6월 주주 총회 승인을 얻어 새 경영체제를 출범시키고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탁월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21세기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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