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상계의 1인자로 꼽히는 리저허우(李澤厚·73)와 재미 망명 지식인 류짜이푸(劉再復·62)의 대담집 '고별혁명'이 번역돼 나온다. 이 책은 1996년과 99년 홍콩과 대만에서 각각 나와 큰 반향을 불렀으나 아직 중국에서는 금서가 돼 있다.베이징(北京)대 철학과 출신으로 중국 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李는 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당시 '부르주아 지식 분자'로 몰려 가택연금을 겪었다. 92년 풀려난 후 미국에 건너 가 세계적 철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샤먼(廈門)대 중문과를 나온 劉는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장, 중국작가협회 이사 등을 지냈고 정치적 이유에서 미국에 망명했다.
'진정한 지도자는 역사를 지배하지 않는다' '투쟁을 위한 철학은 늘 빈곤하다' 등 5부로 된 이 책은 21세기 중국의 나아갈 길로 '이념으로 무장한 정치적 혁명과의 고별', 또는 '인민을 정치로부터 해방시키고 경제대국과 문화대국을 건설하는 새로운 변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과거의 중국은 혁명을 만능으로 여겼고 계급투쟁으로 역사의 핵심을 장악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소유제만 바뀌면 기존의 모든 것이 단번에 해체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사고는 개혁해야 하며 폭력혁명과는 반드시 결별해야 한다"고 적었다.
경제·경영서 전문 출판사인 더난출판(대표 신경렬)이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본격적으로 내기 위해 만든 자회사 북로드의 첫 작품이다. 김태성 옮김. 2만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