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구름같이 살았다"고 말하는 가수 이상은(33·사진). 8년간의 외국 생활을 통해 1988년 데뷔 당시 '담다디'의 대중 가수에서 지금은 원숙한 음악가로 변신한 그녀는 요즘 라디오 DJ로 매일 오후 6시면 청취자와 행복한 만남을 꿈꾼다.28일로 KBS 2FM '이상은의 사랑해요 FM' 방송 100일을 맞은 이상은은 그동안 일명 '번개'라고 불리는 예고되지 않은 즉석 만남을 두 차례나 가졌다. "우리 오늘 한번 만나 볼까요? 9시까지 홍대 앞. 어때요?" 즉흥적으로 내놓은 제안이 청취자들의 큰 호응을 불러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안국 역 근처 카페에서 열린 두번째 번개 모임에는 서울·수도권은 물론 울산 부산 등 지방 청취자도 참석했다.
번개는 진행자와 청취자의 사적 만남을 금기시해온 라디오 제작관행을 깨는 일종의 파격이었다. "방송에서 인기위주의 선곡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말장난 위주의 FM방송과 미국 팝 위주의 선곡에 익숙한 청취자들의 요구에 맞추기가 힘들었어요." 노출을 꺼리는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용기를 내 청취자와 직접 대면했다.
지금도 번개 모임을 요청하는 사연이 적지 않다. 미국 음악보다 영국 팝을 비롯한 유럽쪽 위주로 소개하는 '이상은의…'는 최근 마니아 층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툭툭 던지듯 내뱉는 이상은의 솔직 담백한 진행, 이상은이 직접 섭외한 무명의 출연진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번개 모임을 활성화해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 아닌 청취자들과 함께 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요."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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