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실질금리(예금금리에서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뺀 것)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1.98%를 기록했던 실질금리가 11월 0.51%로 떨어지더니 12월에는 0.27%까지 하락했다. 은행들이 계속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는데다 유가 등 원자재가격까지 급등하고 있어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예전처럼 이자소득을 겨냥해 은행에 마냥 돈을 저축해서는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의 재테크 요령을 알아본다.고수익을 위한 분산투자가 기본이다
조흥은행 프라이빗뱅킹(PB) 이남수 팀장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의 재테크는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률 개념에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전통적인 확정금리형 금융상품을 고집하기 보다는 고수익 금융상품과 부동산에 일정비율로 분산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1억원의 여윳돈으로 재산을 불리고 싶을 경우, 3,000만원 정도는 수익성을 위주로 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 특히 올 들어 우리은행 한미은행 삼성증권 등이 속속 선보인 해외펀드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이들 펀드는 고객 돈을 모아 슈로더, 피델리티 등 세계적 투자회사에 운용을 맡기는 형식이다.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요즘 유행하는 주가지수 연동형 정기예금도 추천할 만하다. 종합주가지수가 일정수준으로 오르면 정기예금 금리에 보너스 금리를 추가로 받는 게 장점이지만 기본금리가 낮다는 약점도 있다. 우리은행 김인응 재테크팀장은 "이 상품은 막판 주가 변동치에 따라 고객이 손에 쥐는 금액이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며 "안정성을 고려한다면 국고채 등에 투자하는 원금보장형 수익증권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머지 7,000만원은 부동산에 투자한다. 부동산 투자를 시도하기에는 적은 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세금 비중이 큰 역세권 소형 아파트나 단지내 상가를 사기에는 충분한 자금이다. 이남수 팀장은 "원래 분산투자(포트폴리오)라는 개념은 최소 2억원 이상을 목돈을 굴릴 때 적용되지만, 요즘처럼 실질금리가 형편없을 때에는 적은 돈이라도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적극적으로 분산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상품 선택 기준은 절세
금융상품을 고집한다면 무엇보다 절세 상품이 최고다. 100만원의 이자를 받았을 경우 일반과세 상품은 이자소득세(16.5%)로 16만5,000원을 제하고 83만5,000원을 손에 쥐지만, 10.5% 세율이 적용되는 세금우대저축은 89만5,000원을 챙기기 때문이다. 결국 연간 수익률로 계산하면 절세를 통해 어느 정도 실질금리 감소분을 보상받을 수 있는 셈이다.
65세 이상 경로자나 상이자, 장애인, 생활보호대상자라면 1인당 2,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생계형저축이 유리하다. 이자소득세가 완전 면제되는데다 1년 미만이라도 비과세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연금신탁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불입한도는 분기당 300만원까지이고 10년 이상 연단위로 불입하다가 만55세 이후 5년 이상 연단위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보험상품에도 눈을 돌려라
요즘처럼 예금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때에는 확정금리가 적용되는 보험상품에 눈을 돌려보자. 동양생명의 5년 만기형 적립보험상품을 선택해 매달 15만8,100원(주계약 1,000만원, 남자 40세 기준)의 보험료를 낼 경우, 만기까지 매 6개월 마다 '다목적자금'이라는 명목으로 50만원이 지급되고 만기시에는 544만원이 따로 지급된다. 물론 다목적자금을 그대로 적립하면 5년 후 1,000만원의 목돈을 만질 수 있다. 종신보험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아닌, 자녀의 교육·결혼자금 마련을 위한 경우라면 종신보험은 더욱 매력적이다. 사망할 경우 보험금 전액을 지급하는 종신보험 특성상 유산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황기영 동양생명 FC(재정전문설계사)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앞두고는 향후 자신이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알아보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