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용중인 제7차 교육과정의 교과서 내용이 양성(兩性) 평등적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여성개발원(원장 장하진·張夏眞)이 29일 발표한 '초·중등 교육과정의 성(性) 인지적 개편을 위한 양성 평등 교육내용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 교과서는 '직업활동은 남성 몫' '여성의 사회활동은 생활고 때문'이라고 묘사하는 등 성역할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여성의 사회진출 확산이 가족 해체나 이혼율 증가 등 사회문제의 주요인이라는 설명이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의 경우, '오늘은 현수 아버지의 월급날이다…' '생일파티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에 가시는 어머니를 따라…' 등과 같이 남성은 생산자로, 여성은 소비자로 묘사하는 예문과 삽화가 자주 등장했다. 직업의 종류에서도 남성은 낙농업자부터 광고기획자, 선물거래사 등으로 다양한데 반해 여성은 전통적으로 '여성적'이라고 인식돼 온 보육교사, 영양사, 피아니스트 등으로 한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밖에 중고교 도덕 교과서가 피임에 대한 언급없이 '순결' 문제만 다루고 있거나 봉사와 희생을 여성만의 몫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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