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타워 팰리스인가, 또 다른 형태의 난개발인가."용도 변경 과정에서 끊임없는 특혜 의혹을 불러 일으켰던 분당 백궁·정자지구 주상복합아파트 입주가 2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2005년까지 주상복합아파트, 주거용 오피스텔 등 14개 단지, 1만2,000세대가 들어설 백궁·정자지구는 교통 여건이 좋은데다 분당신도시의 대체 주거공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인기가 치솟았었다.
그러나 입주민만 3만∼4만명에 이르러, 39만명에 맞춰 계획된 분당신도시 전체의 교육과 교통 문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치고 쾌적한 신도시의 명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백궁·정자지구에서 가장 먼저 입주하는 곳은 157세대의 주상복합아파트 두산제니스타워. 2월말 입주를 앞두고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두산제니스타워도 그렇지만 지구내 다른 아파트들도 모두 서울이나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교통망이 편리하다.
공사중인 한 아파트업체의 관계자는 "지하철 정자역, 경부고속도로 판교톨게이트와 가깝기 때문에 교통 여건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2008년 판교신도시 입주에 맞춰 신설되는 지하철 신분당선의 종점도 정자역이어서 이 지역은 분당 최고의 교통요충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교통 여건이 좋은데다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백궁·정자지구의 아파트 가격은 인근보다 훨씬 높다. 30평형대는 인근보다 매매가격은 2,000만∼3,000만원, 전세가는 3,000만∼4,000만원 비싸다.
그러나 교통, 교육, 생활환경 등에서 적지 않은 불편이 예상된다. 지하철역, 고속도로와 가깝기는 하지만 늘어나는 인구와 그에 따른 교통량 때문에 성남대로, 분당―수서고속도로 등 일대 간선도로의 체증을 부채질하고 분당 전체의 교통난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이들 도로는 현재 출퇴근대에 최악의 정체를 보이고 있다.
3월 문을 열기로 한 지구내 늘푸른초등학교는 학교용지 매매대금을 둘러싼 성남시와 성남교육청의 분쟁으로 하반기에나 개교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들은 당분간 왕복 10차로인 성남대로를 건너 인근 학교로 통학해야할 판이다.
전력사정도 좋지 못하다. 한국전력은 인근 정자동 1,400여평에 변전소 건립을 추진했으나 경기도로부터 최근에야 건축허가를 받았다. 때문에 변전소가 건립되는 2005년까지는 서현동변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서현동변전소는 용량이 이미 포화상태에 있어 전력수요가 높아지는 올 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된다.
용도변경 이전에 입주한 러브호텔과 갈수록 늘어나는 유흥업소도 입주민과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관계자는 "교육과 전력 등의불편이 부각되면 집값이 꺾일 수도 있다"며 "용도변경과 아파트 건축을 허가한 성남시, 경기도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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