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이면 우리 손으로 만든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이 생긴답니다."국내 최대 폐광촌인 강원도 태백시에서 10년 넘게 빈민운동을 해온 광산지역사회연구소 원기준(元基俊·42) 소장은 29일 공부방이 생긴다는 기쁨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 소장이 꾸미는 공부방은 태백에서도 가장 낙후해 사설학원 하나 없는 철암동에 개관을 앞두고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노래방이던 철암시장 앞 건물 2층의 20여평 공간은 건물주인 할머니가 무료로 빌려주었다.
내부 수리도 1998년부터 '철암지역 도시작업팀'을 만들어 원 소장을 돕고 있는 서울 등지의 건축사들이 자원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수해로 오갈데 없는 독거 노인들을 위해 5채의 집을 지어주었다.
특히 내달 8일에는 호주 시드니 필하모니 합창단이 시드니에서 철암동 공부방 개관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어 돕기로 했다. 자선음악회는 지난해 여름 원 소장의 이메일로 철암주민 400여세대의 수해소식을 알고 성금을 보낸 교민의 주선으로 성사됐다.
원소장은 "보잘 것 없는 작은 공부방이지만 가난한 철암동 아이들이 맘껏 책도 보고 공부할 보금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 소장은 서울의 한 신학대에 다니다 85년 가난한 이를 돕겠다며 생면부지의 이곳에 정착했다. 원 소장은 지금 지인을 상대로 공부방에 필요한 책 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락처 (033-553-3533)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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