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과 겨루겠다고? 그럼 똑같은 조건에서 샷을 해야죠."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여성들의 잇단 도전 의사에 빗장을 걸고 나섰다.
PGA는 투어 출전권이 걸린 지역 예선에서도 여자 골퍼는 남자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하도록 규칙을 개정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지금까지 여자들은 예선전에 한해 남자보다 홀 길이가 10%가량 짧은 여성용 티박스를 선택할 수 있었다. 지난해 사상 첫 PGA투어 그레이트하트퍼드오픈 출전권을 따낸 주부골퍼 수지 웨일리(36)도 코네티컷 지역 예선에서 여성용 티박스에서 샷을 했다.
PGA의 이런 조치는 아니카 소렌스탐(32·스웨덴)과 박세리(26·CJ) 등 여성 톱골퍼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남자무대를 넘보는 가운데 나온 것. 한마디로 떨떠름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 소렌스탐을 비롯한 여자선수들이 진짜 남자들과 대결을 원한다면 여성용 티에서 경기를 하거나 스폰서 초청 케이스로 PGA투어 대회에 나갈 것이 아니라 예선전부터 실력으로 통과하는 게 옳다는 주장이다.
상황은 이렇지만 PGA도전을 선언한 박세리, 소렌스탐을 비롯한 여자선수들이 "해 보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그 결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자 선수중 최장타자로 꼽히는 로라 데이비스(영국)는 "소렌스탐은 당연히 컷 오프를 통과할 것이다. 또 우승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의 경쟁력을 높이 샀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프 전문가들은 고개를 내젖는다. 소렌스탐 등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265야드로 남자로 치면 랭킹 196위에 불과한데다, 남자 랭킹 60위 선수와 비교해도 거리가 30야드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 가장 큰 이유. 특히 그린이 단단하고 빠른 PGA투어대회 코스 특성상 남자들이 7,8번 아이언을 잡을 때 5번 아이언이나 7번 우드를 빼들어야 하는 소렌스탐으로서는 당할 재간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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