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대의 승리이다. 내 자신도 이렇게 빨리 회복할 줄은 몰랐다." '스키황제' 헤르만 마이어(30·오스트리아)가 화려하게 컴백하며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2년전 오토바이 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거의 재기 불능 판정을 받았던 마이어는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키츠뷔헬시 스트레이팜 코스에서 열린 월드컵 스키시리즈 슈퍼대회전(Super Giant slalom)에서 1분20초48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 인간승리의 주인공으로 탄생했다.
1998 나가노올림픽 2관왕, 세계선수권대회 두차례 석권, 월드컵 알파인 전종목 세차례 석권 등 각종 기록을 보유한 그이지만 이번 승리는 그 어느 우승보다 더 없는 감격으로 다가서고 있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 세계스키계의 해결사로 통하며 '헤르미네이터(herminator)'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마이어가 목숨까지 잃을 뻔한 큰 사고를 당한 것은 2001년 8월. 오스트리아 라트슈타트에서 취미로 즐기던 오토바이를 타다 마주오던 차와 충돌, 다리가 부러지고 신장을 크게 다쳤다.
스키선수에게는 생명이나 다름없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 정도의 큰 사고 였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근육이식과 부러진 뼈조각을 봉합하는 등 7시간의 대수술을 통해 간신히 다리는 건졌지만 선수로서의 생명은 장담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시즌 내내 병원에서 재활에 전념했지만 그가 설원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피나는 재활훈련을 통해 걸을 수 있었던 마이어는 지난해 10월 다시 슬로프로 돌아오려고 했으나 다리를 다시 다치면서 복귀의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98년 나가노올림픽 활강경기에서 넘어지면서 부상했지만 며칠후 열린 회전경기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만큼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인 마이어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10여일간 훈련을 하고 불과 2주전 월드컵스키시리즈에 모습을 드러낸 마이어는 예선에서 탈락하는 쓰라림을 맛봤다. 절치부심한 마이어는 지난 주말 벤겐에서 열린 활강에 출전, 7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부활을 예고했고 이날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우승으로 부활의 나팔을 울린 마이어는 다음달 2∼16일 스위스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전한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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