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파격적인 인사스타일을 놓고 민주당에서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노 당선자가 각계 인사를 만나는 것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면서 정작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 전달 창구는 막아놓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른바 5단계 인사시스템은 입각 후보들을 획일적인 점수로 서열화할 우려가 있고, 경찰청장 국세청장 인선을 위해 21일 해당기관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도 "조직내 갈등을 야기하는 경솔한 행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주류 중진인 조순형(趙舜衡) 고문은 28일 "노 당선자가 외부 여론은 다양한 통로로 들으면서 당 소속 의원들을 불러 의견을 묻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섭섭함을 표시했다. 조 고문은 또 "총리나 장관 등 내각 인선은 인사권자의 고도의 정치력과 통솔력으로도 가능하다"면서 "인사시스템을 도입한다는데 점수에 따른 서열화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건(高建) 총리 지명자에 대해선 "식상한 인물"이라며 "개혁적 인사라고 해서 안정적이지 말란 법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도 " '한비자(韓非子)'에 군주가 인사권을 남에게 이양하면 안되고, 끝까지 비밀을 지켜야 신하들이 자기 세력을 구축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이 책을 노 당선자에게 권했다"고 말해 우회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당내 소장파인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노 당선자측이 국세청장과 경찰청장 인사에 앞서 해당 부처를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것은 인재 발굴에는 별 효과가 없을 뿐더러 무책임한 행위"라며 "부정적인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본다"고 쏘아붙였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