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가 소리로 보존된다.미국 의회도서관은 27일 미국 역사 200여 년을 대표하는 소리를 선정해 컴퓨터 파일로 변환, 저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리로 된 타임캡슐을 만드는 셈이다.
이 작업을 맡은 미 녹음기록보존재단(NRPF)은 "역사적, 문화적,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설정, 1차로 50개의 역사적 소리를 선정했다. 이들 소리는 CD에 저장돼 버지니아의 한 산에 마련된 터널식 저장고에 보관된다.
여기에는 1941년 12월 일본군으로부터 진주만 기습공격을 당한 뒤 의회에 대일 선전포고를 요청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인 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발언인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등이 포함돼 있다. 1877년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로 녹음한 소리는 현재 남아 있는 모든 역사적 소리의 아버지 격이라는 이유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가지 않은 길'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자작시를 낭송하는 소리, 1900년대 초 테오도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기업의 부패를 비난하는 내용 등이 뽑혔다. 이것은 녹음된 미 역대 대통령의 연설 중 최초의 것이다.
NRPF는 2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과 흑인 노예들의 증언,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인들의 거리 인터뷰 내용 등도 목록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의회도서관의 앨런 맥코멕 수석 사운드엔지니어는 "1900년대 초 원시적 저장 장치에 녹음된 내용은 한 번 재생하는 것만으로 지워질 가능성이 있는 등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면서 "미세한 잡음도 여과하지 않고 원음 그대로 저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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