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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개혁파 "재검표 누군가 책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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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개혁파 "재검표 누군가 책임을"

입력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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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재검표 결과에 대한 수습방안을 놓고 한나라당이 내부갈등을 빚고 있다. 당 지도부가 대선과 관련된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수준에서 일을 매듭지으려 하자, 개혁파가 인책론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서청원(徐淸源) 대표는 28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겸허하게 대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일부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다"면서 "당선무효소송의 취하 등 후속조치를 깨끗이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재검표 결과에 대한 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소장 개혁파 의원들은 이 같은 수습안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혁파 의원 모임인 '국민 속으로'는 성명을 통해 "우리 당을 다시 한번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도록 한 이번 일에 대해 관련 책임자는 국민과 당원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인책론을 거론했다. 당내 소장파 원내외 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 소속의 한 의원도 "애당초 안될 일을 했고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재검표로 촉발된 양측의 갈등은 당 쇄신 및 개혁방안을 둘러싸고 계파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 있는 당내 상황과 맞물려 더욱 깊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당장 개혁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 책임론에 고리를 걸어 복고(復古) 조짐까지 보이면서 표류하고 있는 당 개혁 추진에 가속기를 밟을 태세다. '국민 속으로'가 성명에서 "재검표 결과를 계기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개혁파 의원들이 막상 인책론을 거론하기는 했으나 고민도 없지는 않다. 현 지도부가 과도체제인 데다, 이달 초 연찬회 당시 "그만 두겠다"던 서 대표를 자신들이 억지로 붙잡았다는 점에서 책임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도 난감하다. 더욱이 당 지도부가 이번 재검표를 처음부터 강하게 추진한 게 아니라, 열성 당원들의 거센 요구에 떠밀린 측면도 없지 않다. '미래연대'소속의 한 의원은 "우리로서도 깃발을 들고 (지도부에게) 나가라고 말하기 힘든 처지"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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