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해 온 박철현(朴哲賢·35)씨는 지난해 6월 경기 안성에 있는 기숙학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아침 6시30분 기상해 새벽운동을 한 뒤 아침을 먹고 곧바로 공부에 들어간다. 오전 8시40분 모의고사를 치른 뒤 오후 서너시까지 휴식없는 강의가 계속된다. 수강이 끝나면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 식사. 밥만 먹는 게 아니라 스터디 모임 성원들과 함께 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오후 7시부터 자정 취침 때까진 독서실에서 개인 자습.고시생을 위한 스파르타식 기숙학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시생들의 메카였던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이 최근들어 유흥가로 변화하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현재 경기 안성시와 남양주시, 충북 청원군 등 3군데에 기숙학원이 생겼고 수도권 일대 10여곳에서 개원을 준비중이다. 100∼200명씩을 수용하고 있는 기숙학원들은 스파르타식 강의와 생활관리로 수강생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 주류 반입 금지, 외박 불가 등은 기본이고 이발 등 외출도 1시간이내서 허용된다. 유명 강사진을 초빙하기 때문에 강의의 질도 높은 편이다.
신림동에선 학원비 20만원, 고시원 30만원, 식비 30만원, 독서실 및 용돈 등 월 평균 100만원 이상이 들지만 기숙학원은 60만원정도면 생활이 가능한 점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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