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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초연 연극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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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초연 연극 'ART'

입력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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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예술 애호가인 친구가 대가의 그림을 샀다고 보러 오라고 했다. 뭔가 대단할 줄 알았는데 160㎝X120㎝의 캔버스에 그려진 것이라곤 달랑 하얀 가로줄 하나. 친구는 이걸 1억2,000만원이나 주고 샀다. 이런 때는 보통 "웃기지도 않아" "친구 맘이지" 라는 두 가지 반응이 나온다.그래서 1억2,000만원짜리 그림을 구입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연극 'ART'의 등장 인물도 세 사람이다. 세 남자의 예술에 대한 취향과 우정을 다룬 이 연극은 국내 초연으로 캐스팅부터 강한 개성을 살렸다.

영화제작자이자 '봄날은 간다' '강원도의 힘' 등에서 배우로도 출연한 백종학(39)씨는 MC 허수경씨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변호사이자 영화 '아주 특별한 변신' 등에서 배우로 활동한 홍승기(43)씨는 최근 대우증권 CF에도 출연했고, 현대무용가 홍승엽씨의 형이다. 이 두 사람의 개성을 극단 목화 출신으로 12년 경력의 베테랑 연극배우 박희순(34)씨가 조율한다. 연극에서는 세 사람의 실명이 그대로 나오며 직업도 영화제작자, 변호사 그대로다. 박씨만 문구도매상 역할을 맡는다.

27일 저녁 'ART' 연습실에 들어서니 종학과 승기의 논쟁이 한창이다. "순수 예술 한다는 놈들, 지네도 모르는 난해한 용어나 지껄이면서, 지들끼리 모여서 지적 마스터베이션이나 하고…"(홍승기), "니가 그렇게 옹호하려는 대중이 도대체 뭔데?… 앞서나갔던 사람들은 항상 소수에 불과했고, 자기 시대에는 또라이 취급이나 받았다고…."(백종학)

심각한 대목인데도 실수를 할 때는 웃음이 터진다. 둘 다 연극은 처음이다. 하지만 각오가 대단하다. 홍씨는 "두 달을 내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말했고, 백씨는 "소재가 너무 맘에 들어 모험을 해볼 만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본처럼 백씨는 예술영화와 퓨전 음식을 좋아하고, 홍씨는 뮤지컬과 시트콤을 즐겨보고 한식을 먹을까? 두 사람은 "꼭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성향 차이는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예술이야 어쨌든 주력 제품인 보드마카 판매가 더 중요해"라고 말하는 문구도매상 역의 박씨는 타인의 취향에 불만이 많은 두 친구의 중재를 맡았다가 만만하다고 협공을 당한 후 결혼을 앞둔 히스테리가 폭발해 버리는 코믹하고 위트 있는 배역을 소화한다. 박씨는 감기 때문에 약간 더 허스키해진 목소리로 "예술에 대해 두 사람의 의견 모두 맞는다"며 "웃기는 역할이지만 비중을 맞추는 데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ART'는 1994년 프랑스 예스미나 레자가 대본을 썼고 98년 토니상 최고 연극상을 수상한 인기 연극. 연극 '메이드 인 차이나' 뮤지컬 '록키 호러 쇼' 등으로 호평을 받은 이지나씨가 연출을 맡는다. 2월1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만∼3만원. (02)516-1501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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