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로 2월이 시작된다. 아직 바람은 차지만 곧 모습을 드러낼 봄을 기다리는 달. 연휴에 훌쩍 떠날 수 없는 입장이라면 2월의 여행계획을 세워보자. 마침 한국관광공사가 가볼만한 여행지 3곳을 추천했다.충남 서천 금강하구언
한산모시의 고장으로 유명한 서천은 금강을 사이에 두고 전북 군산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서해의 한 모퉁이에 위치한 이 고장은 철새의 보고 금강하구둑, 영화 JSA 촬영지 신성리 갈대밭,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수 있는 마량포구와 동백나무숲, 춘장대 해수욕장 등 가는 곳 마다 볼거리들이 널려 있는 관광 보고(寶庫)이다.
으뜸은 금강하구둑. 농어촌진흥공사가 충남과 전북의 6개 시군을 대상으로 한 대단위 농업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농어촌진흥공사가 1982년부터 90년까지 1,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만들었다. 1억3,000만톤의 물을 담을 수 있으며 1,840m의 제방이 충남과 전북을 잇는다.
제방이 만들어놓은 넓은 강변을 따라 철새들이 지천이다. 청둥오리를 비롯한 오리류, 고니류, 기러기류, 괭이갈매기 등 매년 40여종, 10만 마리의 겨울철새들이 찾아든다. 세계적 희귀조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검은머리갈매기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져 학계의 관심도 높다. 서천군청 문화공보실 (041)950-4224.
전남 보성군 일대
보성은 인공미가 곁들여지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넘쳐흐르는 곳이다. 넓은 갯벌에 뻘배를 타고 고막을 캐는 사람들의 모습, 잔잔한 호수를 닮은 바다, 주변에 보성강과 주암호가 있는 대원사 등 보고 즐길 것이 많다. 보성은 또한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아픔의 중심에 벌교가 있다. 벌교는 보성읍에서 국도 2번을 따라 순천방향으로 27㎞ 정도에 있는 포구마을. 지금의 보성읍보다 먼저 읍으로 형성됐고 일제시대 때 보성에서 나는 좋은 특산물을 실어 나르면서 크게 번창했다. 그러나 벌교는 여순사건, 한국전쟁 등 수많은 일을 치르면서 상여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씨의 집, 현부자의 집, 소화다리 등 소설 속의 현장이 그대로 있다.
드넓은 장암리 갯벌로 향한다. 고막을 잡는 곳이다. 갯벌 깊이가 깊어 뻘배를 타고 다녀야만 한다. 고막은 4월 전후에 가장 기름지고 맛이 좋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젯상에도 올린다고 한다. 섬이 많아 낙지, 짱뚱어, 전어, 쭈꾸미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해산물이 난다.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24.
경남 하동의 섬진강변
하동에도 소설의 고향이 있다. 악양면 평사리 일대이다. 지리산의 능선이 남으로 내달리다가 성제봉 아래 넓은 평야지대를 만들어놓았다. 박경리씨의 소설 '토지'의 무대다.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한 몸에 받은 땅이다.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중국에 있는 지명을 따와서 평사리 강변 모래밭을 금당이라 하고 모래밭 안에 있는 호수를 동정호라 했다.
소설 속의 최참판댁은 평사리에 있다. 3,000여평의 부지 위에 한옥 14동을 짓는 등 새로 단장해 소설 속으로 빠져드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최참판댁 뒤로 고소산성이 있다. 동북은 지리산 자락을 등지고 서남으로는 섬진강과 동정호를 발밑에 둔 천연의 요새이다. 영남과 호남을 통하는 교통로의 목을 쥐고 있는 형세이다.
최참판댁 입구에서 갈라진 도로를 따라 30분 가량 동네 뒷산 오르듯이 쉬엄쉬엄 산성에 올라서면 발아래 펼쳐진 섬진강과 평사리의 풍광이 너무도 환상적이다. 하동의 다른 관광지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섬진강변 기행에서 빼놓아서는 안 될 곳이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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