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조흥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직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노 당선자 핵심측근은 28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16일 전체회의에서 조흥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 며칠전 노 당선자가 금융노조와 조흥은행 노조 대표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조흥매각이 사회적인 문제가 됐던 만큼 이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은 "노 당선자와는 대통령 후보 이전부터 가끔씩 만나 노조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눠 오던 사이였다"며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금융산업 전반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위해 만났고, 조흥매각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당선자는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자가 조흥 매각에 대해 깊히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당선자도 '대형화 위주의 합병에 대해서는 한번쯤 거를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후 노조에서 강경 대응을 하지 않았던 데는 노 당선자와의 만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공자위가 당초 고려하지 않고 있던 '제3자 실사'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조건으로 내세운 점을 미뤄, 노 당선자가 이 같은 안을 가지고 노조를 설득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 조흥 매각을 원칙대로 처리하기로 한 만큼 제3자 실사가 조흥은행에 유리하게 나오더라도 매각 가격은 높이더라도 매각 자체를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선자가 격려나 설득 차원에서 만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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