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8일 지역감정 문제에 대해 "지금은 과거와 달리 정치적 억압은 아니고 오해와 편견"이라면서 "영호남 갈등도 과거에는 권력과 결합한, 부당한 억압이 있었기에 투쟁을 앞세워 풀어왔으나 이젠 오해와 편견 (차원)에서 풀어나가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광주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두번째 전국 순회토론회와 지역인사들과의 오찬석상에서 "지역감정은 대단히 주관적인 문제"라고 전제한 뒤 지역감정 치유 및 지역화합 강조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노 당선자는 "투쟁의 세월을 거쳐온 이 지역의 민심은 통합의 시대를 앞장서 이끌어가는 국면으로 새롭게 과제를 부여받았다"며 "저항과 투쟁 이상의 시민의식을 발휘해 큰 성공을 거두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2년 내에 정치의 영역에서 영남의 민심도 풀릴 것으로 본다"면서 "노무현이가 의리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을 수 있고 섭섭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풀리지 않는 편견을 풀기 위한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또 "지난해 광주 경선일인 3월16일 감동을 받았고 나라를 하나로 통합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가졌다"면서 "국민통합이라는 고상한 목표 이전에 한사람 한사람의 애정과 나에게 베풀어준 감정을 소중하게 다 담아내겠다"고 말해 이 지역에 대한 '부채'를 잊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노 당선자는 토론회에서 한 시민단체 대표가 "전남도청 이전 문제와 2012년 국제박람회 광주 유치와 2012년 세계인정박람회 여수유치 문제를 둘러싸고 시도간 갈등이 있다"며 해결사 역을 요청하자 "중앙정부를 매우 곤혹스럽게 하는 문제"라며 "스스로 할 수 있는 답을 남에게 맡기면 결국 두개 다 무산될 수 있다"면서 자율적 해결을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또 "지방분권이 지방 불균형 상태에서 출발하면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으므로 이 지역에 대한 국가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추상적으로 불균형한 출발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선입견 버리고 노력을 해 지방도 살고 국가도 잘 살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해 지방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광주=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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