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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온라인 금융 누가 믿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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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온라인 금융 누가 믿겠나

입력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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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광주지점에서 발생한 폰 뱅킹 불법 인출사건은 일부 은행의 현금카드 위·변조 사건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금융 신용망에 대한 전면적인 불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카드는 비밀번호만 알면 돈을 빼낼 수 있으나, 전화를 이용하는 폰 뱅킹은 계좌 주인만 아는 3∼5단계의 '비밀의 문'을 통과해야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이번 사건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것이 전화 감청에 의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일단 사고계좌 번호가 확인되면 즉시 다른 전화를 통한 접속이나 계좌이체가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번 경우는 피해자가 사고 접수를 하는 동안 발생했다. 내부 공모나 컴퓨터 해킹보다는 피해자를 잘 아는 범인이 전화도청을 통해 각종 비밀번호를 알아냈으리라고 보는 견해가 더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진다. 우리 사회에서 감청이 금융범죄에 이용될 만큼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측이 시스템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내부 공모자도 있을 수 없다고 밝힌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금융기관들은 이 같은 사건이 공신력에 직결된다고 쉬쉬하고 덮어 둘 경우 엄청난 피해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자신들이 바로 또 다른 '공모자'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더 나아가 그 동안 이들 금융기관들이 중점 추진해 온 전산화 작업마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또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인 은행의 신인도 추락 등, 자칫하면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파문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누가 은행과 온라인 거래를 하려고 할 것인가. 사실을 분명히 규명하는 것만이 은행 등 금융기관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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