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이종욱(李鍾郁·58·사진) 박사가 세계 3대 국제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의 제6대 사무총장에 선출됐다.WHO 결핵국장으로 재직중인 이 박사는 28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32개 집행 이사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무총장 본선 투표에서 7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벨기에의 피트 피요트 유엔 에이즈프로그램 사무국장을 제치고 집행이사 과반수의 표를 얻어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한국인이 국제기구 선출직 수장에 선출되기는 이 박사가 처음이다. ★관련기사 31면
이 박사는 5월 WHO 제56차 정기총회에서 정식 인준을 받아 7월에 5년 임기의 사무총장직에 취임하게 된다.
경복고와 서울대 의대를 나온 이 박사는 1983년 WHO에 들어가 서태평양지역 나병 자문관, 본부 백신국장, 브룬트란트 사무총장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으며 2000년 12월부터 WHO의 핵심 요직인 결핵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5명의 후보가 나서 과반수를 얻을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교황선출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투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기구의 수장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선거전이 워낙 치열해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 박사는 1차 투표에서 전체 32표중 12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수 이상 득표를 못해 재투표가 실시됐으며, 6차 투표에서 피요트 후보와 16표로 동표를 얻은 뒤 마지막 7차 투표에서 2표 차이로 피요트 후보를 제쳤다.
질환 퇴치와 세계 보건사업을 총괄하는 WHO는 1948년 발족했으며 국제노동기구(ILO), 유네스코(UNESCO) 등과 함께 3대 세계기구로 불리며 향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이 박사에게 축전을 보내 "인류의 화합을 증진시키고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기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도 이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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